7월 31일자 한국일보 1면에 실린 이스라엘의 레바논 민간인 학살 현장 모습은 참혹하다. 폭격 맞은 폐허를 배경으로 민방위 구조대원이 4~5세쯤 돼 보이는 어린이의 시신을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절규하고 있다.
그는"신이여, 아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이들은 여기(방공호)에 전쟁을 피해 왔을 뿐입니다"라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30일 새벽 카나 마을에 대한 무차별 폭격으로 숨진 민간인은 40명 가까운 어린이를 포함해 65명으로 집계됐다. 3주째 육해공 공격으로 숨진 레바논인만 이미 800명에 가깝다. 이 중 대다수는 민간인이다.
이번 폭격 행위는 세계인이 규탄할 명백한 전쟁범죄다. 1977년 제네바 협약 제1 추가의정서 51조와 52조는'개별 민간인은 물론이고 민간인 전체는 공격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민간 목표물(민간인과 민간용 시설)은 공격이나 보복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가입한 1949년 제네바 협약 3조 역시 '(민간인과 무기를 버린 적군 등) 적대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도적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만행에 대해 유엔이 취한 조치는"극심한 충격과 비통함을 느낀다"는 내용의 안보리 의장 성명 발표가 고작이다. 그나마 미국의 반대로 정작 행위자인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내용은 빠졌다.
반(反)이스라엘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2명을 납치한 사건을 빌미로 벌이고 있는 이런 식의 불법 전쟁으로 헤즈볼라의 테러나 공격을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행위는 팔레스타인과 주변 아랍인들의 증오를 키워 결국 또 다른 테러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그 점을 깨달아 즉각, 그리고 무조건 전쟁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 정부도 중동 전략 차원의 이스라엘 지원ㆍ지지가 미국의 이미지를 악화시켜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테러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는 세계인의 경고를 깊이 새겨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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