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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사장, 기아차 '디자인 독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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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사장, 기아차 '디자인 독립' 선언

입력
2006.07.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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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의 장남으로,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기아차 디자인 독립’을 선언했다.

기아차는 31일 모회사인 현대차와는 차별화한 고유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등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지낸 독일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씨를 디자인 총괄 부사장(CDOㆍChief Design Officer)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슈라이어 신임 부사장은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아우디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근무하며, 아우디 TT, 아우디 A6 등 혁신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이 회사의 디자인 변혁을 이끌었다. 또 2002년부터는 폴크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근무하며 독일연방디자인대상을 4번이나 수상했으며, 시카고 굿디자인상 2회 수상 등 자동차 디자인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디자인 부문이 그 동안 현대차의 지휘를 받아왔던 것을 감안하면, 슈라이어 부사장 영입은 디자인에 관한한 기아차의 독립선언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또 ‘디자인 독립’을 계기로 기아차 경영에서 차지하는 정 사장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디자인 독립’ 선언은 정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일종의 시험대 성격을 갖고 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현대ㆍ기아차 그룹 전체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의선 사장은 “기아차가 현대차와 우수한 품질 경쟁력은 공유하되 기아차만의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세계적 수준의 디자이너 영입을 통해 기아차의 디자인이 보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기아차는 슈라이어 부사장 영입을 계기로 해외시장에서 현대차와의 적극적인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당장 올해 12월부터 가동하는 슬로바키아 공장과 내년 이후에 가동되는 중국과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부터 기아차만의 독자적 감성을 반영할 계획이다. 요컨대 지난해 기아차가 정한 ‘즐겁고 활력을 주는(Exciting & Enabling)’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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