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골프 파문’으로 공석이 된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자리를 놓고 당내 ‘친 박근혜’와 ‘친 이명박’계가 은근히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문종 전 위원장이 하차하면서 다수의 원내외 인사들이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은 당내 양대 세력의 후보간 맞대결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경기도당 위원장 한 자리를 놓고 양측이 티격태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경기도당은 전국 시도당 중 서울과 함께 48개 지구당을 보유한 가장 큰 규모다. 도당 위원장이 지역구 선거 공천에 관여하기 때문에 내년 당내 대선주자 결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더욱이 관내 공석이 된 사고지구당도 5곳에 이른다. 홍 전 위원장의 골프파문을 둘러싸고 갖가지 음모론이 난무했던 것도 도당위원장의 이 같은 영향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당내 양대 세력 내부에서는 경쟁력 있는 후보자를 내세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이규택 유정복 김영선 의원 등 ‘친박 진영’에 맞서 남경필 이재창 심재철 의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원외 인사로는 이사철 당 법률지원단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친박 진영’의 한 초선의원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지는 게임이 되므로 결국은 양쪽의 단일주자가 맞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양측의 단일 주자간 대결로 범위가 좁혀질 경우 지난달 전당대회에 이은 ‘박근혜 vs 이명박’의 2차 대리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정기국회 준비와 수해복구활동 등의 이유로 합의 추대를 하자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정진섭 의원은 “한나라당이 또다시 양대 파벌로 나뉘어 낯뜨거운 싸움을 벌일 경우 민심이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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