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일까. 산업 생산에 이어 서비스업 활동이 둔화되고, 기업의 심리지표가 한겨울을 맞은 듯 더 얼어붙는 등 경기침체 징후가 속속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6월(2.8%) 이후 최저치로 2개월 연속 증가폭이 둔화한 것이다.
특히 자동차 판매(2.4%)가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체감경기와 밀접한 도ㆍ소매업이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7% 증가에 그쳤다.
또 숙박 및 음식점업이 5월 2.3%에서 6월 1.7%로 둔화돼 올 들어 가장 저조했던 1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 및 보험업이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인 6.4%, 부동산 및 임대업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인 7.6%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업종이 증가세가 둔화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밤에 열린 월드컵 경기 때문에 음식 숙박업 증가폭이 둔화되는 등 월드컵이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앞서 28일 발표한 산업생산 역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10.9%로 전월(12.1%)에 비해 떨어진데다 경기 동행지수가 3개월 연속, 경기 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원은 "산업생산 둔화가 수출 경기 부진, 서비스업 둔화는 내수 경기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며 "특히 내수 경기가 상대적으로 더욱 떨어졌는데, 내수 경기가 결국 짧은 회복에 그치고 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리 지표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심리지표 위축->실물지표 악화->심리지표 추락의 악순화 조짐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77로 전월에 비해 6포인트 떨어졌다. BSI가 70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7월의 75 이후 1년만에 최저수준이다. BSI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분야별로는 수출 BSI(98à95)와 내수판매 BSI(99à94) 등 전 부분에 걸쳐 체감경기가 악화했고, 8월을 예상한 BSI 역시 전달에 비해 5포인트 떨어진 79로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업체들이 더 늘었다. 앞서 이달초 발표된 소비자 전망조사에서도 소비자 기대지수가 5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 연구원은 "고유가, 환율하락 등 각종 악재로 인해 기업이나 소비자의 체감 경기가 실물 경기보다 더욱 나쁜 상황이다"며 "심리지표가 좋지 않은 것이 결국 실물 지표로 서서히 이전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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