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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호 억류 117일만에 석방/ 25명 전원무사… 내달 초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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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호 억류 117일만에 석방/ 25명 전원무사… 내달 초 귀국

입력
200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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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무장세력에 피랍된 동원수산 소속 동원호 628호 선원 25명이 30일(한국시간) 석방됐다. 억류 117일 만이다.

소말리아 오비아항 외곽에 정박해 있던 동원호와 최성식 선장 등 한국인 8명을 포함한 피랍 선원 전원은 이날 오후 10시30분께 공해상으로 이동했다. 이어 미군 함정의 호위를 받아 중간기착지인 케냐 몸바사항으로 향했다. 동원호와 선원들은 내달 3일 몸바사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서 선원들은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고, 휴식을 취한 뒤 내달 초 비행기편으로 귀국 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석방이 지연되면서 일이 또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동원호에 올라타 있던 무장세력의 하선이 늦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뒤엉킨 협상 협상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협상 시작부터 소말리아 무장세력의 간단치 않은 전략으로 조짐이 좋지 않았다. 동원호가 '소말리아 마린'으로 불리는 무장세력에 피랍된 것은 소말리아 인근해역에서 참치조업을 하던 지난 4월4일. 불법조업이 억류 이유였다. 사흘 뒤인 7일 현지 대리인을 내세운 동원수산의 1차 협상이 실패하면서 일이 크게 꼬였다.

동원수산측 대표와 정달호 재외동포 영사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로 날아가 협상을 펼쳤지만 몸값 등 협상조건에서 큰 차이를 보이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자신들이 소말리아 해역을 지키는 민병대임을 자임한 무장세력은 협상결렬 뒤 "한국 어선이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불법조업을 했는지 조사한 뒤 배상액을 결정하겠다"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단순한 몸값 흥정 대신 납치 명분을 내세우며 협상을 장기화한 것이다. 더욱이 억류 초기 한달간은 무장세력이 상상을 초월한 요구를 해와 협상은 진전되기 힘들었다.

무장세력은 최 선장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금액을 흘리고 동원측이 수락하면 새로운 금액을 요구하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 더욱이 전화에 의존한 협상이라 답답함은 말할 수 없었다. 무장단체가 소말리아에서의 직접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무장단체는 지난 5월초 최 선장으로 하여금 한국의 모 방송에 전화로 억류상황을 전하게 하고 최근 MBC PD수첩을 통해 방영된 취재를 허용한 것도 고도의 협상전략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 소극적 협상 비판 잇따라 무장단체는 최근 100만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요구했고 이를 두고 동원수산 측과 밀고당기는 협상이 진행됐고 결국 29일 밤(한국시간) 최종적으로 석방 구두합의가 이루어졌다.

동원수산측과 정부당국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외신은 80만 달러가 몸값이라고 보도했다. 동원수산측은 "선원들은 케냐 몸바사항에서 건강검진 등 휴식을 취한 후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프리랜서 PD 김영미씨가 현지 취재를 통해 "외교부가 능력 없는 소말리아의 과도정부 인사만 상대한다""동원수산에만 맡겨놓고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여야도 30일 각각 대변인 성명을 내고 "억류 장기화는 정부의 소극적 대처 탓이 크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하지만 외교부는 "정부가 테러리스트들과 직접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인 원칙"이라며 "동원수산의 배후에서 협상과정과 전략을 수립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공유해 왔다"고 일축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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