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30일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친(親)기업적 정책들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재계의 동참을 촉구하면서 경제인 사면 범위의 확대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재계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적극적인 투자활성화와 상당한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드라마 ‘주몽’에 나오는 소금산에 비유한 뒤 “분명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여당과 경제계의 ‘뉴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계가 국내 투자 대폭 확대, 신규 채용 확대, 하청 관행 개선, 취약 계층 노동자 배려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출총제 폐지를 비롯 경영권 보호 장치 마련, 각종 규제완화 등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측은 이와함께 적대적 인수ㆍ합병을 막기 위한 연기금의 주식 투자,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또 “사면 요건을 갖춘 경제인을 적극 사면해줄 것을 대통령에게 다시 건의하겠다”며 “솔직히 명분이 약하지만 재계가 어려운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31일 대한상공회의소 방문을 시작으로 전경련과 중기협 등을 찾은 뒤 노사 대표들과의 접촉을 늘려갈 방침이다. 여기에는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평소의 지론을 단계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김 의장이 이처럼 재벌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행보를 하는 것은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재야 출신의 강경 개혁주의자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색하면서 실용주의 색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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