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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스톡워치] '병주고 약주는' 美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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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스톡워치] '병주고 약주는' 美금리

입력
2006.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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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은 얼마나 될까?

총 5,700톤으로 시가 1,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2톤 트럭으로 실어 나르면 2,800대가 동원되어야 하니까, 영화 ‘다이하드3’ 에서 FRB가 보유한 금을 싹 쓸어가는데 덤프트럭 몇 대만이 동원된 것은 그야말로 영화 속 설정에 지나지 않는다.

FRB는 1913년에 만들어졌다. 주식시장과는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였는데 FRB가 금리와 통화를 조절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가 얼마나 FRB의 의중을 알고 싶었으면 ‘그린스펀 연설 해설법’이라는 책이 나왔을 정도였다.

지난 몇 달간 FRB는 ‘증시의 적’ 이었다. 5월 하락의 시작이 금리 인상 우려 때문이었고, 이후 주가가 반등할만하면 FRB 이사들의 강성 발언이 전해지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주식시장은 FRB가 의도하는 대로 움직였을까?

두 차례 경우를 정리해 보자. 1983년에 FRB가 정책금리를 8%에서 11.4%까지 인상했고, 이 여파로 성장률이 여섯 분기에 걸쳐 8.5%에서 3.6%까지 떨어졌다. 주가는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93~95년도 마찬가지다. 정책금리를 3%에서 6%까지 올렸고, 성장률이 4.3%에서 2.0%로 둔화됐지만 S&P500지수는 470선에서 620선까지 상승한다.

분명 FRB가 금리를 올려 주가가 떨어질 만도 한데 반대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두 기간 모두 기업 이익이 계속 증가했다. 비록 금리를 올렸지만 경제 전체가 심각한 둔화를 겪을 정도로 냉각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래서 이 두 기간은 FRB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제 세계적인 금리 인상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인상이 끝나는 시점에 주식시장 반응은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이제 악재가 사라졌다는 인식. 금리 수준이 어떻든 단기적인 호재가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금리 이후 경기 동향. 만약 90년대 중반처럼 경기 둔화가 심하지 않다면 주가는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결판이 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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