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원 수십명이 파업 기간 중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27일 음식점에서 도박을 한 혐의(도박)로 현대차 직원 신모(57)씨 등 46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26일 오후 1시께부터 울산 북구 연암동 모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부서별로 조를 나눠 3시간 넘게 판돈 470만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다. 현대차 노조원인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회사에서 파업집회를 마친 뒤 회식차 음식점을 찾아 7개 방을 모두 차지한 채 술을 마시며 도박을 했다. 이들은 “현대차 근무복을 입은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서 도박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은 한 중소기업 직원이 앉을 자리 조차 없자 도박행위를 신고했다”며 “제보자는 ‘대기업 직원들이 파업 기간 중 노름이나 하고, 식사마저 할 수 없게 해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식당 뒷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식사한 흔적 등이 남아 있던 것으로 미뤄 도박 가담 노조원 규모가 60~7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일부를 형사입건키로 했으며, 나머지는 즉결 심판 회부 민 훈방 처리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는 오전 파업집회를 마치고 오후 일정이 없어 각자 개인적인 일을 보던 상황”이라며 “지도부가 조합원들의 사생활까지 간섭할 수 없는 만큼 도박과 노조를 결부시키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6월 26일부터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여 온 현대차 노조는 26일 밤 회사측과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울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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