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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서해 적조'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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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서해 적조' 심상찮다

입력
2006.07.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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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바다가 ‘묽어’지고 있다. 한편에선 7월 내내 지속된 장마와 집중호우가, 다른 한편에선 중국 양쯔(揚子)강으로부터 유입된 희석수가 계속 바다로 흘러 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물(담수)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영양염류를 확산시키고 저염분 현상을 발생시킨다는 데 있다. 영양염류는 질산염과 인산염, 규산염 등을 총칭하며 식물 플랑크톤 증식의 주요인이 된다.

26일 해양수산부와 충남 태안군에 따르면 22일부터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앞바다에서 유해성 적조생물인 ‘차토넬라’가 ㎖당 500~3,000개체에 달하는 적조가 발생했다. 서해안에서 적조가 발생한 건 이례적이어서 양식 어민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서해안에서 어류 등 수산 생물에 해로운 ‘차토넬라’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토넬라는 생선 아가미에 막을 형성,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등 매우 치명적인 적조생물이다.

적조띠는 현재 신진항 앞바다에서 영목항까지 35㎞구간에 간헐적으로 형성돼 있으며 폭은 100~500㎙이다.

전문가들은 남해 아닌 서해에서 먼저 적조 현상이 발생한 자체에 대해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남해는 해마다 8월께 적조 현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반면, 서해는 1995년 이후 이렇다 할 현상을 보인 적이 없다.

해양수산부 어업자원국 김중견 사무관은 “서해는 조류 간만의 차가 심하고 뻘물이 많아 사실상 적조가 생길 조건이 못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서해의 적조현상에 대해“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영양염류가 충분히 공급되고 염분이 적어져 적조가 형성되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970여㏊의 양식장을 운영하는 280여명 양식 어민들은 당장 불안에 떨고 있다. 태안 해안의 적조를 처음 발견한 어민 박태옥(50ㆍ근흥면 도항리)씨는 “적조가 발생한 해역의 바닷물을 넣은 수조에서 기르던 활어가 모두 폐사했다”고 말했다. 영목항어촌계 편승환 어촌계장은 “적조가 확산될 경우 우럭 양식장 등이 피해를 볼 게 분명해 이웃 마을 어민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바다도 최근 양쯔강으로부터 흘러 들어온 유출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밝혀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5일 ‘동중국해 해양조사’결과를 발표, “여름철 동중국해의 양쯔강 희석수가 제주도 남서쪽 해저까지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三峽)댐이 5월 준공되면서 대규모 민물 유입과 이에 따른 제주 해역의 저염분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해수 염분 농도는 28‰(천분의 일ㆍ퍼밀) 이하일 경우 일부 수산 생물에 생리 장애를 일으키며, 25‰ 이하로 떨어지면 어패류가 폐사한다. 조사원 관계자는 “1996년 8월 제주 서북부 지역 어장 일대에 저염분수 유입으로 전복 등 수산 생물 184톤이 폐사해 59억원의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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