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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학계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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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학계도 엇갈려

입력
2006.07.2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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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학계도 술렁이고 있다. ‘표절이다, 아니다’라는 진위 공방에서부터, 김 부총리가 논문을 작성하고 발표할 당시 보였던 처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 부총리를 비판하는 학자들은 주로 그가 같은 논문을 교내 학술지와 한국행정학회보에 연거푸 ‘이중 게재’한 점, 제자 신용우씨의 설문조사 연구 결과를 미리 인용해 쓴 점 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S대 K교수는 “논문은 한번 발표했으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라며 “앞서 발표한 논문이 워킹 페이퍼(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주변 학자들의 비평과 도움을 받기 위해 작성하는 일종의 가(假) 논문)가 아니라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교수는 “신씨의 동의를 얻어 출처를 밝혀 사용했다고 하지만 학생 신분에서 교수가 ‘좀 쓰자’고 하는데 ‘싫다’고 말할 배짱이 쉽게 나오겠냐”고 반문했다.

당시의 학계 풍토와 정황을 들며 “표절 주장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논문에 대한 정확한 검증 없이 성급히 추측해선 안 된다”고 했고, 중앙대 법대 제성호 교수도 “사회과학 분야의 논문 검증이란 ‘가요 표절 판정’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다”며 신중론을 폈다.

1987년 당시 한국행정학회 주요 인사로 참여했던 한 교수는 “표절 의혹이 불거졌을 때 김 부총리는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로 억울했을 것”이라며 “연구 보다는 학위 취득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는 학생도 적지 않으며, 이런 경우 지도교수를 포함한 주변 교수들이 논문을 사실상 다 써줬던 게 당시 풍토”라고 설명했다.

박원기 기자 one@h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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