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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남궁련 前 대한조선公 회장 유족 소장품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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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남궁련 前 대한조선公 회장 유족 소장품 기증

입력
2006.07.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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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유언을 그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고인은 적당한 기회가 되면 언제라도 문화재를 기증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2월 90세를 일기로 별세한 남궁련 전 대한조선공사 회장의 유족이 25일 고인이 생전에 수집한 문화재 256점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에 기증했다.

고인은 생전에 한국 문화재를 세계에 알리고자 영국 브리티시 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에도 백자 청자 등을 기증한 적이 있으며, 1997년과 1999년 두 차례 삼국시대 불상인 금동여래좌상 등 소장품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한 문화재에는 고려청자, 분청사기, 조선백자 등 210건의 도자기를 비롯해 서화류, 목제함 등도 포함돼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국보 145호 귀면청동로(鬼面靑銅爐). 솥 모양의 몸체에 도깨비 얼굴 모습을 형상화했고 3개의 다리가 달려있으며, 모양은 향로와 비슷하나 몸체에 통풍구가 있어 풍로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궁련 전 회장이 문화재 수집을 시작한 것은 1950년대이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문화재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외국 출장 중에는 꼭 현지의 박물관을 방문했고,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 주위 사람들이 추천하는 좋은 문화재는 신중하게 골라 구입했다.

큰 아들 남궁호(64ㆍ메트로신문 발행인)씨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던 우리 집에 정양모씨 등 문화재 관련 인사들이 모여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친께서는 문화재는 당신이 즐기는 것일 뿐, 영원히 소유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생전에 늘 소장품 보전을 걱정했으며 돌아가시기 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몇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고인과의 인연이 각별한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999년 어느날 고인이 조그만 손가방을 들고 찾아와 기증할 게 있다고 해서 열어봤더니 금동여래좌상이 들어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인의 유족은 국립중앙박물관 외에도 도자기, 서화류 100여점을 최근 서울대 박물관에 기증했다.

1916년 서울 출생인 고 남궁련 회장은 일본 니혼대 경제학과를 졸업, 1949년 극동해운을 설립하고 대한조선공사 사장과 회장을 역임한 한국 해운업계의 개척자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경제심의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1962년 12월부터 1963년 1월까지 한국일보 사장을 지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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