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통외통위
24일 국회 통외통위에서는 “북한 미사일문제에 있어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다”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전날 TV 인터뷰 발언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퇴요구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 장관은 “미국에게 할 말은 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미사일 사태에서) 한국이 최고 패배자인 상황에서 외교 전문가가 아니면 입을 다물고 있어야지 왜 불필요한 말로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느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정의용 의원도 “‘한미간 이견이 있고 미국이 잘못했다’고 장관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건 한미관계에 부정적 시너지 효과를 부를 것”이라며 “외교채널로 전달해야지 그런 말을 공개적으로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원기 의원은 “이 정부가 ‘언어의 비용’을 많이 치르고 있다. 너무 비싸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장관 발언이 대통령의 생각과 같냐”고 따진 뒤 “말의 시점과 방식에 문제가 있으며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양국에 균열이 간 것처럼 보인 것은 무슨 변명을 하더라도 잘못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내 발언이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야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미사일로 가장 위협하고자 했던 것이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말을 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 장관은 “미국이 하는 것이 다 국제사회가 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21일 발언에 대해서도 “국무위원이 필요할 때는 국민에게 말하는 것”이라며 “한미공조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맞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회담을 열어 뒤통수나 얻어맞고 이어 뺨을 맞았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참여정부의 햇볕정책은 실패했으니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남경필 의원도 “북한 미사일 발사는 대북정책 실패의 하이라이트 ”라며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요구했다.
한편 이 장관은 북한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해 북한 체제를 변동시켜야 한다는 이른바 ‘동북아판 헬싱키 협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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