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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레바논 사태' 실마리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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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레바논 사태' 실마리 풀까

입력
2006.07.25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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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을 시작,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격화하고 있는 이스라엘_헤즈볼라간 분쟁 해결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라이스 장관은 24일 이스라엘로 직행하는 대신 키프로스에서 헬기편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부터 먼저 들렀다. 라이스 장관은 아일랜드에 잠시 기착하는 동안 “지속 가능한 휴전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데 이어 중동 방문 일정을 레바논부터 시작, 이번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인 나비 베리 의회 의장 등 레바논 정치지도자들을 만났고,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도 잇따라 만난다.

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유럽 및 아랍 국가들의 국제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외에 프랑스 영국 레바논 유럽연합(EU) 러시아 이탈리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유엔 세계은행 등이 대거 참여하는 로마회의는 중동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라이스 장관이 이스라엘_헤즈볼라 양측에 대한 즉각적인 휴전 요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로마회의의 성과는 상당히 불투명한 상태다.

라이스 장관의 중동 방문에 앞서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에 특사를 파견했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모두 한결같이 ‘선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프랑크_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 방문 뒤 기자회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특별히 상황을 진정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즉각적 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헤즈볼라를 비난해온 아랍국인 사우디아라비아측도 23일 미국 방문을 통해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대열에 동참했다. 이 기회에 이란_시리아_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삼각 고리를 끊고 헤즈볼라를 축출 또는 무력화해야 한다고 보는 미국만이 즉각적인 휴전 요청에 반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리아는 미국 주재 대사를 통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미측은 시리아 및 헤즈볼라와는 같은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경직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라이스 장관과 이스라엘 레바논의 협의 결과에 따라 미국이 조기 휴전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휴전안과는 별도로 헤즈볼라의 활동지역인 레바논 남부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이 주도하는 국제 평화유지군을 파견하자는 논의도 급부상하고 있다.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상태이기 때문에 평화유지군 파견안의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져 있다.

그러나 평화유지군 구성 및 파견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로마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휴전안과 결합되지 않을 경우, 유혈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미측은 평화유지군 파견 필요성에는 이의를 달지 않고 있으나 “미군이 참여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격렬한 전투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현재로서는 필요하지 않다”며 독일의 평화유지군 참여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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