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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한·중… 美 따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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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한·중… 美 따로 갈까?

입력
2006.07.25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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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관련 결의 채택 이후 한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한 ‘한 목소리’압박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를 대화와 압박 정책을 병행할 수 있는‘출발점’으로 보고 있으나, 한ㆍ중은 결의를 ‘최대치’로 여기면서 매우 신중한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의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과 관련,“논리적으로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한 것”이라고 한 말도 미국의 신경을 자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통화로 한ㆍ중 공조가 연출된 직후 이 장관의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미측의 충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이 장관의 발언을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았거나 대북 금융제재에서 유연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초래했다는 비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맹국의 주무 장관이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미국의 책임론을 거론한 것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미간의 이견과 갈등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 상황에서 문제의 초점은 미측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냐에 옮겨진다. 미국으로서는 한국과 중국에 대북 압박 협조를 강요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공조가 불가능하다는 최종적 판단을 할 경우,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추가 제재에 나서는 상황을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다.

독자 제재에 나선다고 해도 미국은 이미 제재를 시작한 일본과 함께 제재에 동참할 유엔 회원국을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몽골, 베트남, 태국 등에 산재해 있는 북한 금융계좌에 대해 제재를 확대하거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차원에서 북한 관련 선박 화물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주로 거론된다.

미국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6자회담 또는 5자회동의 가능성 타진과 함께 한ㆍ중의 진의를 파악하는데도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ARF가 안보리 결의 채택 이후 미국의 대응 수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된 셈이다.

미국의 대북 제재가 강화된다면 북한의 반발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ㆍ중의 온건책이 북한을 대화로 이끌 힘을 발휘하기도 어려워 자칫 위기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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