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와 아마야구의 부정 방망이에 대한 규정이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제40회 대통령기 대학야구에서 비공인 방망이를 사용한 선수가 퇴장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양대 곽동현(22)은 지난 21일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성균관대와의 준준결승에서 비공인 방망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아마야구에서 비공인 방망이를 사용하다 적발된 것은 곽동현이 처음이다.
1회말 3점 홈런을 친 곽동현은 6-0으로 앞선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순간 성균관대 석수철 코치가 “곽동현이 비공인 방망이를 사용했다”고 항의했고, 김찬균 주심은 어필을 받아들여 곽동현을 퇴장시켰다. 곽동현이 사용한 방망이는 일본 사사키 회사의 제품으로 대한야구협회의 공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곽동현은 “내가 쓴 ‘사사키’ 방망이가 비공인 방망이인 줄 몰랐다”고 깜짝 놀랐다. ‘사사키’ 방망이는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방망이 겉에 바르는 도료의 두께나 제작 방법 등 ‘재질’을 놓고 부정 방망이를 규정하지만 아마야구에서는 협회의 ‘공인’ 여부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사사키’ 방망이는 지난해까지는 공인 제품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협회에 공인 신청을 하지 않아 비공인 제품이 됐다. 국내ㆍ외 야구용품사들은 현재 대한야구협회의 공인을 받기 위해 연간 200만원의 공인료를 지급하고 있다. 결국 이번에 문제가 된 ‘사사키’ 제품은 방망이의 재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공인료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 방망이가 된 셈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야구인들은 이번 기회에 방망이에 대한 합리적인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광대 김준환 감독은 “한양대와 곽동현이 규정을 어긴 것은 잘못”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프로에서 통용되고 있는 방망이를 아마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곽동현은 대회 규정에 따라 이번 대회 잔여 경기와 향후 3개 대회 출전이 금지된다.
김지현 기자 silen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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