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내전이 국제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에티오피아군이 20~22일 유엔으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는 소말리아 과도정부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경을 넘어 진입했다.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한 군벌 ‘이슬람 법정연대(UIC)’는 ‘지하드(聖戰)’를 선언했다.
에티오피아군 계속 진입 에티오피아 병력 5,000여명은 20일 국경을 넘어 소말리아 제2도시 바이도아에 도착한데 이어 22일 인근 소도시에 진입했다. 에티오피아군은 이날 장갑차와 기관총이 장착된 픽업트럭 등을 타고 국경에서 남동쪽으로 75km 떨어진 와지드 마을로 들어왔다.
과도정부는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하고 남부지역 대부분을 점령한 이슬람 군벌이 지난 19일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이 머무는 제2도시 바이도아에서 불과 60㎞ 떨어진 부르하카나에 수백명의 민병대원을 배치하자 에티오피아에 무력 개입을 요청했다. 과도정부는
바이도아에 야간 통금을 발령하고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가 있다.
UIC 지도자 셰이크 샤리프 아메드는 에티오피아군의 소말리아 진입을 비난하며 “소말리아 적의 도움을 받는 정부와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77년엔 소말리아가 에티오피아 침공 국민 과반수가 기독교를 믿는 에티오피아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거부하던 유수프 대통령의 소말리아 과도정부를 2004년 출범 때부터 지원해왔다. UIC가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한 뒤 소말리아 전역을 통치하겠다고 선언하자 무력 개입을 준비해왔다.
이번 에티오피아의 행동은 소말리아인의 반감을 부추겨 과도정부 지지기반을 더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UIC가 전국을 장악하면 소말리아인이 많이 사는 에티오피아 오가덴 지역을 병합하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개입을 서둘렀다”고 분석했다. 소말리아는 77년 오가덴 통치권을 주장하며 에티오피아를 침공한 바 있다.
에티오피아의 배후는 미국? 소말리아에서 ‘블랙호크 추락 사건’으로 치욕을 당했던 미국도
이번 에티오피아군 집입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미국은 93년 10월 모가디슈에서 반군 군벌 아이디드를 체포하려다 블랙호크 헬기 2대가 격추되고 병사 18명이 숨졌다. 이를 계기로 미국은 철군했지만 최근 이슬람 반군에 대항하는 반군세력을 비밀리에 지원해왔다.
미국은 특히 UIC가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해와 에티오피아의 배후에 미국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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