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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호 선원들 "정부에 대한 배신감 극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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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호 선원들 "정부에 대한 배신감 극에 달해"

입력
2006.07.2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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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해적단에 납치된 원양어선 ‘동원호’ 선원들의 최근 모습이 전파를 탄다.

MBC ‘PD수첩’은 분쟁지역 전문 저널리스트인 김영미(36) PD가 취재한 동원호 선원들의 피랍 생활을 25일 밤 11시 방송하는 ‘조국은 왜 우리를 내버려 두는가’(가제)를 통해 공개한다. 7월 초 혼자 소말리아에 간 김 PD는 해적단의 허가를 얻어 15~17일 동원호에 승선, 한국인 8명 등 선원 25명의 현재 생활과 해적단과의 인터뷰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김 PD에 따르면 동원호는 현재 소말리아의 오비아 항 인근에 정박 중이며 해적단 20여명이 기관단총, RPG-7, 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선원들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김 PD는 “선원들은 모두 무사했지만 오랜 피랍 생활로 비쩍 말랐고, 일부는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인데 바다에 뛰어들거나 해적들과 한 판 붙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극도의 절망감에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4월 중순 미 군함이 인근 해상에 나타났을 때 해적들에 의해 갑판 위로 끌어올려져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또 최근 소말리아 대부분을 장악한 이슬람 반군 지도자가 라디오를 통해 ‘선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 자칫 반군과 해적들의 무력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PD는 “선원들이 느끼는 조국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는 상상 이상”이라며 정부 대응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부가 사건 발생 초기 실권도 없는 소말리아 과도정부에 기대 시간을 낭비했으며, 정부 당국은 물론, 동원수산 관계자, 협상 중개를 맡았다는 영국인 등 어느 누구도 해적단과 대면 접촉을 하지 않은 채 전화와 팩스로만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 그는 또 “선원들을 직접 만나고 왔는데도 정부측은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동원수산을 통해 방송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PD수첩 관계자는 “외교통상부에 김 PD의 취재 내용에 대한 확인과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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