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시즌이 한창 진행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적에 따라 해당 기업은 물론 전체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다행히 1분기와는 달리 2분기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대형주 중 LG필립스LCD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를 공개하며 순항하고 있다. 또한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 역시 비교적 긍정적이다.
하지만 세계 증시 등락의 기준이 되고 있는 미국 기업의 실적 동향은 다소 불투명하다.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개막된 이래, 예상 외의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하고 시장 전체에 충격을 주는 기업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주요 기술주 가운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 인터넷 기업인 야후 등이 부진한 실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이들은 스스로의 주가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어닝 시즌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미국 기술주들 가운데에도 구글, 모토롤라, 노키아 등 예상 밖의 좋은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섞여있고, 전체적으로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아직 실적 발표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실적과 관련한 더 이상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 환경도 긍정적이다. 여전히 최대의 현안인 미국 금리정책과 관련해 보다 완화된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예상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의 정책 대응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크다. 2분기 경제성장률 11.3%의 고성장이 자칫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대응은 불가피하다.
정책 대응이 2004년 봄 ‘차이나 쇼크’ 때처럼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정 투자 등 세부지표는 이미 정책적 조절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어 예상치 못하고 충격을 크게 받았던 2004년의 경우와는 차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과 경기 모두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진 않아 보인다. 다만 시장을 주도할 종목과 매수주체가 부각되지 못하는 다소 산만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1,300선에 대한 쉽지 않은 도전이 반복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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