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5년째를 맞는 한국 프로야구. 4반세기의 역사를 한눈에 꿰뚫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족집게 과외’는 가능하다. 적어도 올스타전의 역사만 훑는다면 당대 최고 선수들의 플레이와 활약상을 짚어볼 수 있다.
8개 구단의 ‘주연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블록버스터’인 2006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22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한화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서군(현대 한화 KIA LG)은 문동환(한화)을 선발로, 삼성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동군(삼성 두산 SK 롯데)은 손민한(롯데)을 선발로 내세운다. 식전행사는 오후 2시부터 스포츠전문 케이블 TV인 MBC-ESPN, 올스타전은 오후 6시부터 MBC를 통해 생중계된다.
MVP가 탐나면 인정사정 없이 휘둘러라
투수는 올스타전에서 만큼은 ‘저주 받은 포지션’이다. 관례상 3이닝 이상을 던지지 않는 올스타전의 특성상 웬만해선 빛이 나지 않는다. 반면 타자들은 강렬한 홈런 1방이면 ‘별중의 별’이 될 수 있다. 무려 15명의 올스타전 MVP가 홈런을 앞세워 트로피를 받은 전례가 있다.
그렇다면 양 팀의 장거리 타자들이 MVP ‘1순위’다. 홈런 랭킹 상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이대호(롯데ㆍ16개) 박재홍(SKㆍ13개) 데이비스(한화ㆍ11개) 양준혁(삼성ㆍ9개) 등의 방망이를 주목해야 한다.
투수들도 ‘바늘 귀를 통과하는 낙타’가 되려면 삼진 퍼레이드가 필수다. 2이닝 이상 던져 5~6개의 삼진을 잡는다면 홈런타자가 부럽지 않다. 삼진 잡는 데 일가견이 있는 류현진(한화ㆍ127개) 오승환(삼성ㆍ74개) 등이 유리하다. MVP에겐 상금 1,000만원과 50인치 PDP TV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어제의 용사들도 다시 뭉친다-추억의 올드스타전
선동열(삼성 감독) 최동원(한화 코치) 박철순(전 OB 코치)이 지키는 마운드에 장종훈(한화 코치) 김성한(KBO 경기운영위원) 김봉연(전 해태 코치)이 포진한 중심타선, 김재박(현대 감독) 서정환(KIA 감독) 류중일(삼성 코치)가 이끄는 내야진은 상상만해도 가슴이 뛰는 ‘드림팀’이다.
물론 시속 100㎞대의 직구를 던지는 ‘흘러간’ 강속구 투수들과 안타를 치고도 느린 발 때문에 1루에서 아웃 되는 ‘배나온’ 거포들이지만 한때 그라운드를 호령했던 스타들을 보며 추억을 되새기는 것도 즐거울 듯. 올드스타팀에 맞서는 팀은 개그맨 유재석과 이휘재 등이 포진한 연예인 야구팀 ‘한(恨)’이다.
새로운 홈런킹 탄생할까?
올스타전 이벤트의 하이라이트인 홈런 레이스에는 동군의 이대호 양준혁 박재홍 홍성흔(두산)과 서군의 이택근(현대) 이범호(한화) 데이비스 조인성(LG)이 출전해 200만원의 상금을 놓고 양보 없는 ‘힘자랑’을 벌인다. 93년 첫 홈런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통산 3차례 타이틀을 따냈던 양준혁과 2차례 우승 경력의 박재홍이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시속 152㎞를 찍어 스피드건 고장 논란을 일으켰던 정성훈(현대)은 야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최고의 ‘강철 어깨’를 가리는 ‘타자 스피드왕’ 이벤트에서 2년 연속 수상을 노린다.
지난해 2위에 그쳤던 이종범(KIA)과 ‘국민 우익수’ 이진영(SK)도 빨랫줄 송구를 앞세워 스피드를 뽐낼 계획. 그 외 손시헌(두산) 박기혁(롯데) 이용규(KIA) 등도 ‘타자 스피드왕’에 도전한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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