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안의 왕은 어린이고, 그 다음은 어머니, 다음은 아버지일 것이다. 그런데 왕은 제대로 대접 받고 있을까? 물질 과잉 속에서 그들의 내면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문학과 미술 속에 나타난 어린이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본다. 어린이를 보는 어른들의 눈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또 어떻게 변해야 할지, 어린이를 주제로 한 동서의 명화를 감상하며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20세기 들어 선뵈기 시작한 ‘소년’ 등 우리의 어린이 잡지사(史)에서 출발하는 책은 이중섭에서 피카소까지의 근현대 화가들이 그린 어린이 모습을 살피며 시대를 읽는다. 세계를 사로잡은 어린이 판타지 문학 ‘해리 포터’ 신드롬을 분석하면서 책은 어린이의 내면으로 성큼 들어간다.
영원한 어린이, 피터팬으로 다가 간 책은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파고 든다. 영원한 어린이의 나라, 네버랜드에 살고 있는 피터 팬은 왜 어른이 되지 않았는지, 성장통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은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어린이는 시작이고 설렘이다. 책은 어른이 세월에 앗긴 어린이의 능력을 일깨워 준다. 슬픔을 견디고 아픔을 참아 내며, 약속을 지키고 믿음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그들로부터 어른은 반성하고 새출발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연구교수로, 고전문학 속의 어린이를 연구하며 어린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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