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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주가'… 금리인상 중단 시사에 세계증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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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주가'… 금리인상 중단 시사에 세계증시 급등

입력
2006.07.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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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말 한마디가 세계 증시에 훈풍을 몰고왔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으로 국내 증시는 물론,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세계 증시가 각종 악재를 잠시 잊은 채 일제히 급등했다. 하지만 신중론자들은 여전히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일 국내증시는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65포인트(3.21%) 급등한 1,273.30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도 14.10포인트(2.61%) 오른 553.91로 장을 마감했다. 다른 주요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등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3.08%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와 싱가포르 ST지수도 각각 2.65%, 1.83% 상승했다.

앞서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운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12.19포인트(1.96%) 오른 1만1,011.42, 나스닥 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37.49포인트(1.83%), 29.95포인트(1.86%) 오른 2,081.71와 1,259.81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2%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버냉키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ㆍ주택ㆍ도시문제 위원회에서 “미국 경제 성장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성장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달 8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을 위해 그 동안 지속해온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업거래소(CBOT)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이날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날의 72% 보다도 낮은 64%로 낮춰 반영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냉키 의장이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세계 증시의 동반 강세를 이끌었다”며 “미국의 소비가 둔화하고 있으나 경기 침체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언도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중론자들은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아직 확실치 않다고 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버냉키가 이날 ‘8월 금리인상 여부가 경제지표에 달렸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이보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발언에 더욱 무게를 두면서 6월 핵심소비자물자지수(CPI)를 무시했다”고 진단했다.

FT는 이어 ‘내 입만 쳐다보지 말고 객관적인 경제지표를 잘 지켜보라’는 것이 버냉키의 진짜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버냉키 의장은 8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에 “경제지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미 노동부는 이날 6월 CPI가 전월대비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0.2% 상승)를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연율로도 2.6%를 기록해 FRB가 설정한 안정 수준을 넘어섰다.

결국, 국내 증시가 ‘버냉키 효과’로 급등세를 보였지만 금리인상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국제유가와 중국 긴축, 일본 금리인상, 중동 분쟁 등 해외 악재가 여전히 남아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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