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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교수·학생 32명 中둔황 탐방/ "옛 실크로드 관문통해 디지털 한류 물꼬 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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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교수·학생 32명 中둔황 탐방/ "옛 실크로드 관문통해 디지털 한류 물꼬 텄죠"

입력
2006.07.2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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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꿔 찬핀 쭈이 하오(한국 제품 최고)!”

13일 중국 간쑤(甘肅)성 둔황(敦煌)시 둔황 호텔 로비. 조용한 사막도시 둔황은 오후 내내 35도를 웃도는 사막의 열기를 잠재우고도 남을 한국 찬가로 달아올랐다. ‘디지털 마켓’이라 이름 붙은 이색 장터가 열렸기 때문이다. MP3, CD플레이어, 보이스레코더, USB 메모리스틱… 모두 이 곳에서는 보기 힘든 진귀한 첨단 제품들이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건을 구경만 하던 현지 주민들은 가격이 시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한국산 고급 MP3 플레이어를 200위안(약 2만4,000원)에 구입한 첸 강(30)씨는 “중국에서도 품질의 대명사로 통하는 한국 브랜드가 이렇게 싸다니 너무 놀랍다”며 흡족해 했다.

둔황은 과거 실크로드의 관문이자, 동서교역 및 문화교류의 요충지다. 이날 이벤트는 정보기술(IT) 특성화 대학인 광운대(총장 이상철) ‘해외 실크로드 탐방단’이 실크로드 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이곳 주민들에게 한국의 앞선 디지털 문화를 소개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체험 행사다.

교수와 학생 등 31명으로 구성된 탐방단은 한국에서 첨단 IT 제품 200여점을 준비, 둔황 시민을 상대로 바겐세일에 나서는 한편 다양한 ‘한류 행사’를 마련했다. 수백명이 몰려든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대장금’의 주인공과 함께 하는 사진 찍기 코너였다.

포터프린터로 사진이 바로 인화돼 나오는 광경에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신기한 듯 자리를 뜰 줄 몰랐다. 리 펑(18)양은 “대장금의 주인공인 이영애씨는 이곳에서도 이미 유명 스타”라며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무르익으면서 탐방단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장금역으로 분한 이현화(20ㆍ미디어영상학부 2년ㆍ여)씨는 “탐방 체험을 계기로 한국 문화와 상품에 대한 높은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양국 교류의 새로운 원천으로서 디지털 한류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학생들이 정성껏 마련한 제품들은 불과 한 시간여만에 동이 났다. 총 수익금은 1,023위안(약 12만원). 한국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거의 공짜로 판매한 탓에 액수는 많지 않았지만 IT 강국의 이미지를 심었다는 자부심에 저마다의 표정에는 뿌듯함이 배어났다. 행사 수익금 전액은 학교측이 준비한 기증 물품과 함께 신장(新疆)자치구 우루무치 지역의 장애아동 복지시설에 전달돼 의미를 더했다.

탐방단을 이끈 김희교(44) 학생복지처장은 “이 지역은 과거 동서양 문물 교류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중국 내에서도 경제적, 문화적으로 낙후된 변방에 속한다”며 “세계적 수준의 한국 디지털 문화를 통해 신(新) 실크로드의 물꼬를 트는 행사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둔황=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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