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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문신&피어싱 '나만의 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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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문신&피어싱 '나만의 나를 말한다'

입력
2006.07.2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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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의 계절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경제와 옷의 상관관계까지 인용하면서 올 여름에 미니스커트, 핫팬츠가 유행할 것이라며 일찌감치 노출본능을 부채질 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유행 예감은 어긋난 적이 거의 없었다. 역시나 올해도 ‘미니’ 바람이 불고 있다.

거리의 젊은이들은 과감한 노출만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좀 더 확실히 자신의 스타일을 뽐내려 한다. 그 중 일부는 마구 쏟아지는 유명 브랜드로 몸을 치장하기 보다 스스로를 상징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애쓴다. 문신(Tattoo)과 피어싱(Piercing)이 그것이다.

‘엽기’ 혹은 ‘힙합’으로 연상되는 문신과 피어싱은 가장 원시적이고 기본적인 장식으로서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의복문화가 생기기 이전 원시 고대사회부터 시작된 이 장식문화는 성적(性的)유혹이나 상대방에 대한 공포심 조성, 종교적 의식을 기원으로 한다. 기원전2000년의 이집트 미이라에서 발견되는 문신은 우리나라의 경우 삼한시대에도 있었던 것으로 중국 기록서 위지(魏志)에 전해진다. 성경에서도 이스라엘의 장신구를 설명하며 코걸이와 귀고리를 언급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이들 장식에 대해 거부감을 먼저 느끼는 사람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영화에서 폭력의 상징으로 자주 접했기 때문이어서도 그렇겠지만 역사적인 이유도 있다. 유럽이나 인도지역과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반인에게 문신은 형벌의 한 방법이었다. 우리나라도 고려시대 절도범의 팔에 ‘도(盜)’자를 문신으로 새기거나 죄를 진 노비는 얼굴에까지 문신을 넣기도 했다.

문신이나 피어싱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눈썹문신이나 귀고리를 생각하던 10년 전과 지금의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 비키니 수영복에 배꼽 피어싱 정도는 애교로 여겨지고, 팬티 위로 살짝 보이는 작은 문신은 누구든 한번쯤 ‘나도…’ 하며 여름을 앞두고 고민하는 사람을 꽤 많이 확인할 수 있다.

“신체발부(身體髮膚) 수지부모(受之父母)…두가단(頭可斷) 불가단(髮不斷)”하며 몸의 일부를 전체와도 바꾸지 않으려 했던 마음가짐은 이미 한 세기를 훌쩍 넘은 책 속의 역사가 됐다. 예뻐지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몸에 칼을 들이대고 뼈까지 긁어내는 세상이다.

외국에서는 몸의 100%를 문신으로 채우거나 눈의 바깥쪽 흰자위 결막 밑에 미용목적의 ‘보석 눈’을 삽입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정도의 극단을 경험하지는 못하지만 수용의 폭이 넓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4~5년 전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문신과 피어싱은 기성 세대들의 이러한 관념적 장벽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TV에 등장하는 이른바 스타들의 모습도 문화적 충격을 완화하는 데 한 몫을 했다. 국내 문신 인구는 80만~100만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피어싱 인구도 전체인구의 1~2%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범상치 않은 장식’을 결심하고 본인의 것으로 만들기까지는 누구든 적잖은 고민과 상담의 과정을 겪기 마련이며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다.

치우(예명ㆍ문신 전문가)씨나 길(예명ㆍ피어싱 전문가)씨와 같은 경우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첫마디로 꺼낸다. 이들은 장식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일시적 충동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되면 설득하고 만류하기도 한다. 문신 전문가인 유시(예명)씨도 “문신과 피어싱이 상징하는 것은 바로 자유”라고 자신 있게 말하면서도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없이 과시의 수단으로 생각하면 십중팔구는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글ㆍ사진 원유헌기자 youhoney@hk.co.kr

■ 문신·피어싱 왜 할까 '자기 표현에 만족감'

문신이나 피어싱을 한 많은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러면 이렇게 대답한다. "나니까…." 그들은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발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문신이나 피어싱을 선택한 것 뿐이다. 오히려 원상복구가 힘든 문신을 결심할 때는 숙고를 거듭한 끝에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대 문신과 피어싱은 패션적 의미가 크다. 최신 유행을 따르는 젊은이들은 자기 피부를 이용한 예술적 표현으로 생각하기도 하며 누구와도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작가인 유미희씨는 세상에서 유일한 문신을 원하며 직접 도안한 얼룩말을 어깨에 그려 넣기도 했다. 유명 연예인의 문신을 보고 탐을 내기는 하지만 똑 같은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에 반해 심리분석가들은 청소년들이 모방심리가 강하다거나 동경하는 대상과 일체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을 이유로 대표적인 '철없는 행동' 이라고 설명한다. 심지어는 12~18세 사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신·피어싱과 범죄행위의 상관관계가 높다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이는 그들이 처한 가정 혹은 사회적 환경을 무시한 채 몸의 장식만을 근거로 한 논리이기에 비약이 있다. 오히려 어른이 돼서 문신과 피어싱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결심하고 시술을 마치는 과정을 통해 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등에 교과서 크기의 천사를 문신한 신영희씨(가명)는 "사람들이 왜 성형수술을 하느냐고 묻지는 않으면서 문신이나 피어싱은 인정하지 못한다"면서 "성형수술이 나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해 변하려는 것인데 반해 문신은 뭔가 남과 다른 것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차이를 설명한다.

사주에 음양오행중 '쇠'가 모자라 허리가 아프다며 '金'자를 문신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이러한 장식행위는 그 극단성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기본으로 하는 적극적 자기표현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문신의 종류와 가격

문신의 종류는 세부적으로 나누자면 30가지가 넘지만 전문가들은 모양 및 색, 크기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 블랙앤그레이(Black & Grey), 트라이벌(Tribal), 이레즈미(入れ墨)이다.

검은색과 음영만을 이용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이 인물이나 동물 등의 그림을 새겨 넣는 기법을 이용한 문신이 블랙앤그레이다. 호랑이, 잉어, 사자 등이 대표적이며 배우자나 자녀의 얼굴을 문신하는 경우도 있다.

트라이벌은 하와이 원주민들이나 인디언들이 종교적 의미로 해왔던 기하학적인 문양을 기본으로 한다. 안쪽을 까맣게 채워넣는 기법을 이용하는데 최근에는 용 등의 동물을 트라이벌 문양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야쿠자 문신’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이레즈미다. 원래는 ‘먹을 입힌다’는 뜻의 일본어인데 옷을 입듯이 팔이나 허벅지, 혹은 몸 전체에 그림을 새기는 기법이다. 해외토픽 사진에서 보면 간혹 여성들도 전신에 문신을 하는데 사천왕상, 봉황, 수호지열전 같은 그림들을 병풍처럼 그려 넣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문신이 가능해진 것은 문신 전문기계가 보급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정밀하고 화려한 컬러를 구사하는 기술이 가능해져 소비자들에게는 대중화, 문신작가(Tattooist)들에게는 예술성을 안겨주게 됐다.

이제는 온라인 상의 작가만 100명이 넘을 정도로 폭이 넓어졌지만 작가의 유명세나 전문성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최소 크기일 경우 10만 원 선에서 시작한다. 글씨를 새겨 넣는 레터링(Lattering)은 크기가 작더라도 싸지 않다. 글자가 작아지면 그만큼 작업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5글자에 20만 원 선. 그림의 경우 보통 담뱃갑만한 크기를 기준으로 25~30만 원 정도 호가 한다. 작업시간은 3~4시간정도 걸리는데 이보다 크기가 커지면 하루에 마치기 어려워진다.

등을 문신으로 덮는 것을 ‘한판’으로 표현하는데 유명 작가에게 의뢰할 경우 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하루에 2시간씩 한달에 걸쳐 작업하는 게 보통이며 더욱 세밀한 작업이 요구되면 1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일단 문신을 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방법이 있다면 병원에서 레이저로 문신 잉크에 함유된 산화철을 태워서 지우는 방법이 거의 유일하다.

유명 문신작가일수록 문신 전에 반드시 상담을 거친다. 문신을 결심한 동기와 문신 모양을 선택하는 과정에 조언을 한다. 섣부른 문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예를 들면, 연인끼리 와서 요청하는 커플문신은 문제가 없지만 서로의 신체에 이름 이니셜을 새기는 문신은 허용되지 않는 편이다. 이들이 결혼에 성공하지 못하면 문신은 ‘씻을 수 없는 상처’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 문신 피어싱 주의사항

가장 중요한 것은 작업 후 관리보다 시술 당시의 위생 상태다. 시술뎠만?얼마나 자주 소독하느냐, 일회용 도구 사용원칙을 지키느냐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시술 당일한번의 방문으로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작가의 경력, 유명도, 시술 후 관리 여부를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전문적인 작가일수록 위와 같은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것이 보통이다.

문신 부위나 크기에 따라 피부 상태가 복원되는 기간은 차이가 있지만 2~3주 정도는 주의해서 관리해야 한다. 시술 후 1주일간은 술을 마시면 안되고, 특히 샤워할 때 세게 문지른다거나 여름 햇빛에 장시간 노출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시술 후 한달이 지나기 전에는 수영이나 사우나도 하지 말아야 하며, 썬텐을 하고자 한다면 3개월 후 문신전용 썬텐 오일을 바르는 것이 좋다. 긁거나 상처 치료 연고를 바르는 것은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좋지 않다.

피어싱은 문신보다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부작용은 씻지 않은 손으로 피어싱을 만져서 생기는 감염이다. 틈나는 대로 비누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는게 가장 좋고, 피어싱을 만져야 한다면 반드시 손을 씻고 만져야 한다.

소독약품으로 흔히 사용하는 과산화수소수로 피어싱 부위를 씻는 것은 금물이다. 부어오르거나 오히려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물에 젖기 쉬운 위치에 피어싱을 했다면 욕탕식 목욕 보다는 흐르는 물에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이 피어싱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다른 장식으로 바꾸려고 욕심을 내기 마련인데 절대 금물이다. 특히 초여름에 시술을 하고 한달도 채 안 돼 수영장에 어울리는 화려한 장식으로 바꾸려다 뒤탈이 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2개월은 지나야 안전하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귀찮고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다른 사람보다 다르게 보이기 위해서 결심한 것인 만큼 세심하게 관리하는 수고는 당연하다"고 충고한다.

글ㆍ사진 원유헌기자 youhoe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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