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와 중구의 사립박물관 9곳이 손잡고 연합 전시회(27일~8월16일)를 종로구 동숭동 쇳대박물관에서 갖는다.
사립박물관들은 국공립 박물관과 달리 대개 수집, 설립, 운영이 관장 한 사람의 열정과 땀으로 이뤄지고, 한 분야에 특화한 경우가 많다. 한 지붕 아래 전시회를 여는 박물관들도 자물쇠, 목각 인형, 섬유, 민화 등 하나같이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인정 받는 전문 박물관이다. 한국박물관협회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동일한 지역의 사립박물관들이 뜻을 모아 최고의 소장품으로 연합 전시회를 갖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전시회가 열리는 쇳대박물관(종로구 동숭동)은 철물점을 운영하는 최홍규씨가 20여년간 통일신라시대 자물쇠 등 국내외 자물쇠와 빗장 3,000점을 모아 2003년 설립했으며, 올해 문을 연 목인박물관(관장 김의광)은 무덤에 함께 묻는 목용(木傭) 등 목각 인형 3,500점을 갖췄다. 가회박물관(관장 윤열수)은 민화(250여점)와 부적(750여점)이 유명하고, 삼성출판박물관(관장 김종규)은 ‘초조본대방광불화엄경’(初稠本大方廣佛華嚴經) 등 국보ㆍ보물 10점, 전적 1만7,000여점, 문방구류 2만여점 등 40여만 점의 출판ㆍ인쇄 문화 수집품을 자랑한다.
초전(草田)섬유ㆍ퀼트박물관(관장 김순희)은 전통자수와 조각보 152점 등 1,000여점을 모은 국내 유일의 섬유예술박물관이며, 짚풀생활사박물관(관장 인병선)은 짚풀 관련 민속자료 3,500여 점 등을 소장했다. 한국불교미술박물관(관장 권대성), 세계장신구박물관(관장 이강원), 티베트뮤지엄(관장 신경수)도 해당 분야 최고의 콜렉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합전시회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한 사립박물관들의 활로 모색 성격이 강하다. 다양하고 독특한 소장품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연합전시회를 꾸준히 열어 사립박물관에 대한 관심과 관람객 증가를 꾀한다는 ‘멀리 보는’ 기획이다. 최홍규(50) 쇳대박물관장은 “말로만 어렵다 하지 말고 전문적이고 알찬 사립박물관이 이웃에 있다는 걸 적극 알리자는 취지”라며 “지방 사립박물관과의 교류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2)766-6494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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