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ㆍ요미우리)이 3개의 왕관을 한꺼번에 쓸 수 있을까.
올스타전(21,22일)을 마치고 25일부터 페넌트레이스를 재개하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역대 8번째 타격 부문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의 탄생 여부가 후반기 최대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4년 소프트뱅크의 마쓰나카 노부히코 이후 대기록에 가장 근접한 주인공이 바로 이승엽이다.
홈런은 독주체제
이변이 없는 한 이승엽의 센트럴리그 홈런왕 등극은 어려움이 없을 듯.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홈런포를 쏘아올렸던 요코하마의 무라타(22개)는 최근 홈런포가 주춤하다. 센트럴리그에서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중인 선수는 주니치의 우즈(21개)를 포함해 3명뿐이다. 2위와의 격차는 7개로 여유가 있는 상태다.
사상 첫 리딩히터 등극?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면서 단 한번도 타격왕을 차지하지 못했다. 트레이드 마크는 역시 홈런과 타점. 그러나 정교하기로 소문난 일본 프로야구에서 생애 첫 리딩히터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센트럴리그 타격 1위는 주니치의 후쿠도메(3할4푼9리). 하지만 부상 때문에 최근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67경기에 불과한 출전경기수 때문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랭킹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경쟁자는 야쿠르트의 왼손 톱타자 아오키다. 신인이던 지난시즌 202안타를 때렸던 아오키는 3할3푼의 타율로 2위에 랭크돼 있다. 이승엽은 3할2푼6리로 3위. 최다안타 부문에서도 아오키는 112안타로 이승엽을 3개차로 앞서 있다.
문제는 타점이다
이승엽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타점이다. 64개의 타점은 무라타(75개), 라미레스(야쿠르트ㆍ70개), 우즈(68개)에 이은 리그 4위. 정비례하는 홈런과 타점 중에서 ‘타점 쌓기’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것은 요미우리의 팀 사정과도 관련이 있다.
일본의 스포츠호치는 “이승엽 앞에 주자가 없는 게 아쉽다. 이승엽 앞에서 밥상을 차려줘야 할 테이블세터진의 부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요미우리는 붙박이 1,2번 타자가 없는 상태. 이승엽은 최근 쏘아올린 8개의 홈런이 모두 주자가 없는 가운데 터진 솔로포였다. 꾸준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이승엽 앞에 타점을 쓸어 담을 밥상만 화려하게 차려진다면 타점 타이틀 획득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도쿄=양정석 통신원 jsya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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