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신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8일 “직급을 막론하고 관계부처 담당자를 직접 만나 보고도 받고 설득도 해 나가겠다”고 밝힌 대목이 관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다름아닌 노무현 대통령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당시 재경부 은행과 사무관이었던 J씨(현 재경부 과장)와 수협 정상화 방안 때문에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직접 토론을 벌인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당시 J씨는 “자구노력(신용사업 분리)도 없는 수협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자는 해수부 주장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요지의 이메일을 노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다음날 노 대통령은 J씨에게 직접 전화를 해 “재경부 방안이 합리적이지만 어민들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관가의 생리로 볼 때 노 대통령이나 J씨 모두 파격이어서 화제가 됐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일선 공무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데 공을 들여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두 분 다 합리성을 중시하며 토론과 설득으로 이견을 조정해 나가는 스타일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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