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의 ‘프로슈머 마케팅’이 활발하다.
프로슈머(Prosumer)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제품 생산에 깊숙히 관여하는 추세를 일컫는다. 특히 휴대폰 업계의 경우 몇몇 인기 브랜드가 프로슈머 마케팅을 통해 탄생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50명의 ‘제1기 싸이언 프로슈머’를 출범시켜 초콜릿폰 개발과정에서 1,000여건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에 힘입어 초콜릿폰은 총 판매량 40만대를 육박하는 대박상품이 되었다고 LG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LG전자는 MP3플레이어 ‘뮤직DMB’ 개발에도 프로슈머 ‘애니아’를 활용해 출시 한달만에 무려 판매량 1만5,000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 역시 4월말 ‘애니콜 드리머즈 1기’를 출범시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까지 애니콜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개인별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조만간 이들의 의견이 반영된 애니콜 슬림슬라이드폰이 출시될 예정이다. 팬택계열도 활동성과에 따라 신제품 단말기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신제품 체험단 ‘SKY 리더’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고급 디자인 인력을 조기 육성하기 위한 ‘디자인 커뮤니티 4기’를 9월에 모집할 예정이다.
프로슈머 마케팅은 이미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 일본의 컴퓨터(PC)업체 후지쯔는 프로슈머와 손잡고 실생활에 유용한 제품 사용설명서를 선보였다. 후지쯔는 이달 초 휴대용 PC 사용자 커뮤니티 ‘워크피씨닷컴(www.walkpc.com)’과 함께 자사 노트북 ‘라이프북 P1510’을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 가이드북 ‘P1510 100배 즐기기’를 발간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활용법을 친절하고 꼼꼼하게 설명해 프로슈머의 장점을 백분 활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계 역시 게임 개발자 못지 않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을 자사의 프로슈머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웹젠(www.webzen.co.kr)은 3년에 걸쳐 100억여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다중역할분담형게임(MMORPG) ‘선’(SUN)의 본 서비스에 앞서 게이머들이 참여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웹젠은 홈페이지에 게임개발과정을 공개하고 게이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메이킹 포럼, 메이킹 칼럼을 운영하고 있다. 웹젠은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배틀존 시스템만 존재하던 게임에 일반 필드맵을 추가했으며, 몬스터들의 크기와 모양을 조정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IT업계에서는 프로슈머의 역할이 기업의 성패까지 좌우할 수 있다”면서 “제품 보완뿐 아니라 입소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프로슈머 마케팅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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