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8개국(G8) 정상회의가 15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됐다.
1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최한 비공식 환영만찬으로 시작됐지만, 만찬장은 중동사태의 먹구름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북한 미사일 사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결의안 채택으로 일단락되면서 16일부터 열리는 정상들의 본회의에서도 중동문제가 최대 이슈가 됐다.
그러나 각국 정상들이 한 목소리로 중동문제의 해법을 도출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참가국들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레바논, 하마스, 팔레스타인 등 중동사태를 촉발한 주체들의 무력사용 논리,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습은 G8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열린 미ㆍ러 정상회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공방 등 각종 이슈들에 이견을 보였고, 기자회견장에서는 얼굴을 붉히며 가시 돋친 설전까지 주고 받았다.
이스라엘을 옹호해온 부시 대통령은 “폭력사태를 중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헤즈볼라가 무기를 내놓고 공격을 중단하는 것이다. 나는 시리아가 헤즈볼라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납치를 포함한 모든 테러행위를 비난하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피랍 병사 구출 이외의 다른 더 광범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고 응수, 이스라엘의 과도한 무력사용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 레바논의 안보와 주권을 위협하는 (이스라엘의) 무력사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러시아측을 거들었다.
이란 핵 문제는 미국과 유럽연합(EU)국가들은 안보리 재회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러시아와 G8회의에 옵서버로 참가한 중국이 안보리 제재안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15일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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