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강원 지역에 ‘국가재난’수준의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사상 처음 국가위기경보 3단계인 ‘경계’를 발령하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17일 자정 현재까지 전국에서 모두 5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주택 1,349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돼 2,689명의 이재민이 생겼고 영동고속도로를 포함해 국도, 지방도 등 도로 수십 곳이 산사태로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피해는 강원 지역에 집중됐다. 14일부터 16일 오후 5시까지 양구 해안에 514㎜를 비롯해 인제 395㎜ 등 상당수 지역에서 4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인제와 평창을 중심으로 강원도에서만 모두 19명이 숨지고 29명이 실종됐다.
평창군 진부면 일대, 인제군 인제읍 덕산리 등 곳곳이 산사태와 폭우로 도로가 끊기고 유ㆍ무선 통신까지 두절돼 고립됐다. 주민 수만 명이 식수와 전기 공급이 끊겨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가 끊겨 영서와 영동 지역이 완전 단절되는 등 도로 마비에 따른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영등포구 양평2동 안양천 둑이 한때 무너져 5년 만에 처음으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장마전선이 남부 지방으로 이동함에 따라 충청, 경ㆍ남북 지역에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16일 오후7시30분에는 경북 문경시에서 승용차 한대가 하천에 빠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정부는 16일 오전 10시30분을 기해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지역에 ‘경계’ 경보를, 나머지 지역에는 ‘주의’ 경보를 내렸다. ‘경계’ 경보는 2004년 9월 국가위기경보 시스템 구축 이후 처음이다.
국가위기경보는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 등 4단계로 구분되며 지난해 9월 태풍 ‘나비’, 최근 태풍 ‘에위니아’ 때 ‘주의’가 각각 발령됐다.
춘천=곽영승 기자 yskwak@hk.co.kr인제=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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