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선호도에서도 민족별 소비패턴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서유럽 주요 3개국이면서 민족이 다른 독일, 영국, 프랑스에서 한국 차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6일 미국의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J.D.파워와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서유럽 3국에서 현대ㆍ기아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와 판매량이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독일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소비자 만족도는 높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반면, 프랑스에서는 소비자 만족도와 시장점유율이 모두 낮았다.
게르만 민족이 주류인 독일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소비자 만족도는 중간 이하였다. J.D.파워는 6월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의 업체별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했는데, 현대차는 총 28개 업체 가운데 17위, 기아차는 22위에 머물렀다.
독일에서 만족도 1~3위는 토요타, 혼다, 마쯔다 등 일본 업체가 휩쓸었다. 독일 업체인 벤츠와 BMW는 각각 11위와 8위에 불과했다.
앵글로ㆍ색슨족의 나라인 영국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만족도가 독일, 프랑스를 압도했다. 총 3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현대차는 10위, 기아차는 21위를 기록했다. 독일 조사에서 최하위인 28위에 머물렀던 옛 대우차는 23위로 나타났다.
3개국 가운데 가장 국수주의적 색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26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현대차가 20위에 머문 반면 기아차는 오히려 15위로 나타났다. 영국, 독일에서는 중간 이하로 평가 받은 프랑스의 르노와 시트로엥은 9위와 10위를 기록, 프랑스에서는 자국 국민의 애국심에 따른 후광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실제 판매실적은 소비자 만족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의 경우 만족도가 가장 높은 영국보다는 독일에서 더욱 많이 팔리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독일 5만2,880대, 영국 3만6,640대, 프랑스 2만7,951대이다. 2004년 독일(326만대), 영국(256만대), 프랑스(201만대)의 내수 시장 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현대차의 경우 독일에서의 점유율이 더욱 높다. 다음으로는 영국과 프랑스의 순서로 점유율이 높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합리성을 추구하는 독일에서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약진하고 있다는 것은 낮은 수준에 머문 인지도만 높인다면 우수한 제품력으로 서유럽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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