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0인치대 LCD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본 소니와 함께 총 19억달러(1조8,000억원)를 들여 8세대 LCD 라인을 건설키로 했다.
이는 최근 LG필립스LCD와 대만의 경쟁업체가 LCD 패널의 공급 과잉으로 감산에 들어간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40인치대 LCD TV에 이어 50인치 LCD TV도 삼성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14일 합작사인 S-LCD를 통해 8세대 LCD 패널 제조 라인을 건설하는 데에 합의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8세대 라인은 이미 7세대 라인이 구축된 충남 아산시 탕정단지에 세워지며 투자 금액 19억달러는 양 사가 절반씩 부담한다.
상업적인 양산은 내년 가을에 이루어진다. 8세대 기판의 크기는 세계 최대인 2,200*2,500㎜로 이 유리 기판 한 장이면 46인치 LCD 패널의 경우 8장, 52인치의 경우 6장을 취득할 수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는 "일부 LCD 업체가 2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지만 S-LCD의 경우 세계 LCD TV 판매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소니를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다른 업체들과 상황이 다르다"며 "이미 7세대 라인의 성공적인 가동으로 40인치대 LCD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만큼 한발 앞서 50인치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 이익은 휴대폰 판매 저조와 반도체부문의 낸드플래시 및 LCD 가격 하락 등으로 2003년 2분기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14조1,100억원, 영업이익 1조4,200억원, 순이익 1조5,100억원의 성적표를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조5,900억원에 비해 4% 늘어난 것이나 영업이익은 2005년 2분기의 1조6,500억원보다 14%나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2분기 1조1,610억원을 기록한 뒤 3년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순이익은 해외 법인들의 실적 호전으로 영업이익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가 2분기중 낸드플래시 가격이 1분기 평균에 비해 30%나 하락하며 매출 4조4,200억원, 영업이익 9,8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1% 줄었다.
정보통신부문은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매출액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4% 감소한 4조2,800억원, 영업이익은 23.6%나 줄어든 4,0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LCD는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매출은 2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영업이익은 750억원으로 491.2%나 증가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보르도 TV 등 LCD와 PDP TV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1조6,600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지펠 양문형 냉장고의 판매호조 등에 따라 매출은 1분기보다 13% 증가한 7,7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0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엔 미뤄졌던 휴대폰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는데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계절적 수요가 있는 만큼 큰 폭의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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