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는 7ㆍ11 전당대회 대표경선에서 참패했다. 소장파가 주축이 돼 중도파와 초선 의원, 원외 지역위원장 등 114명의 세력을 모아 만든 '미래모임'의 단일 후보 권영세 의원은 후보 8명 중 6위에 그쳤다. 권 의원은 전당대회장에서 "내가 패배하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부르짖었지만, 메아리가 없었다.
한나라당에서 '젊은 정치'가 번번히 좌절하는 이유는 내적, 외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소장파들에게서 들려오는 소리는 오직 '남 탓'이다.
그들은 "대선주자 대리전 양상이 도를 지나쳤고, 당이 중도파와 수도권, 40대와 젊은 층에 다가서지 못했다"(남경필 의원) "당이 뒤로 가는 모습을 보였다"(박형준 의원)고 입 바른 소리만 했다. 원희룡 의원은 "미래모임 단일후보 투표 과정에 작전 세력이 들어왔기 때문에 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모임 회원 중 유력 대표후보와 연계된 수십 명이 경쟁력이 높은 남경필 의원을 탈락시키기 위한 역(逆)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또 "전당대회 결과는 당심과 민심의 거리를 보여 준 것"이라며 '민심=미래 지향=소장파, 당심=과거 회귀'라는 편리한 이분 법을 들이댔다.
일부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반성이 없기에 설득력은 반감된다. 그들도 반성할 게 많다. 권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그들 모두 헌신 했는지 적지 않은 당원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일단 세를 불리고 보자"며 회원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다 역 선택의 부작용을 초래한 전략적 실수도 있다.
자기들은 잘못한 게 없고, 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식의 '손님 의식'과 '평론가적 태도'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소장파는 알고 있는지.
최문선 정치부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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