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업체가 드디어 미국본토를 공략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지난해 파산한 영국의 MG 로버를 인수한 난징(南京) 자동차가 중국 자동차업체로는 최초로 미국 오클라호마에 현지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난징 자동차는 2008년부터 이 공장에서 MG TF 쿠페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MG 로버는 중국에 팔리기 전 고급 지프차의 대명사인 랜드로버를 생산했던 영국 자동차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난징 자동차의 미국행은 세계 3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한국자동차산업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575만8,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570만8,000대를 생산해 독일을 제치고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대국으로 우뚝 섰다. 특히 올해는 국내시장에서만 640만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예상돼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자동차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난징 자동차의 미국현지 공장 설립은 양적으로 성장한 중국자동차 업계가 세계시장에서 본격적인 품질 경쟁을 벌인다는 의미를 지닌다.
중국의 질리(吉利) 자동차와 국영업체인 치루이(奇瑞ㆍ영어명 체리)자동차는 이미 자체 브랜드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질리 자동차는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1만달러(9,400만원)대의 저가 승용차를 선보이며 공략채비를 마쳤고, 치루이 자동차는 2008년 미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대우자동차의 루마니아 공장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상하이 자동차도 한국의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해외진출 채비를 마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해외업체와 제휴를 통한 성장발판 마련에 주력했던 중국 자동차업계가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세계 자동차업계가 조만간 중국이라는 새로운 경쟁자를 맞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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