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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성지' 관광상품으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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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성지' 관광상품으로 개발

입력
2006.07.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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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박해(1801) 기해박해(1839) 때 천주교 신자들은 탄압을 피해 경기 안성시 미리내 성지로 숨었다. 그곳에서 화전을 일구거나 옹기를 구우며 살았는데 마을 불빛이 은하수처럼 보인다고 해서 미리내라고 불렀다. 1846년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한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1821~1846) 신부의 유해가 이곳에 안장됐다.

그런 미리내 성지가 관광상품으로 개발됐다. 천주교 수원교구와 경기관광공사가, 성지에서 미사에 참가하고 인근 농촌에서 나물채취, 감자 캐기, 모내기, 가재 잡기, 반딧불이 관찰, 포도 따기, 인절미 만들기 등을 체험하고 태평무, 남사당패 공연 등을 감상하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만들었다.

강정근 미리내 성지 전담 신부는 “그 동안 성지는 미사를 하거나 기도 혹은 명상하는 엄숙한 곳으로만 여겨졌는데, 이제는 종교활동 외에 등산도 하고 휴식도 하면서 재충전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리내 성지에는 김대건 신부의 묘소를 비롯해 김대건 신부 추모 경당, 조선 교구 3대 교구장인 페레올 주교의 묘소, 성 요셉 성당,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 성당, 16위 무명 순교자 묘지 등이 있으며 김대건 신부의 턱뼈, 발가락뼈 등이 안치돼 있다.

미리내 성지는 앞으로 천주교 박해시대 교우촌 재현, 김대건 신부의 역사문화관 건립, 순례자 피정 마을 설립, 성지 내 마라톤 대회 정례화, 학술 심포지엄과 문화행사, 청소년 수련관과 근린시설 건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 신부는 “외국은 오래 전부터 종교 성지를 관광객에게 널리 개방해왔다”며 “이번 관광상품 개발은 교회가 종교적 경직성에서 탈피, 지역사회나 일반인과 호흡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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