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연일 70달러대(WTIㆍ미 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의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남미와 러시아에서 보듯 각국의 자원 민족주의 물결도 거세지고 있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데다,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위기 상황이다. 더욱이 산업전반의 에너지 효율도 선진국에 크게 뒤지고 있어 에너지의 절약문제는 경제적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03년을 기준으로 1,000달러 어치의 물건을 만들 경우 한국은 0.367 TOE(원유 1톤으로 환산한 에너지량)를 소비, 일본(0.111 TOE)이나 미국(0.221 TOE)보다 월등히 높았고, 심지어 멕시코(0.277TOE)에도 밀렸다. 때문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기술의 개발, 제품의 생산,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는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한국일보사와 사단법인 소비자 시민모임이 공동 주최하고, 산업자원부, 환경부, 에너지 관리공단, SBS가 후원하는 ‘올해의 에너지 대상 및 에너지 위너상’은 이 같은 맥락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1997년 제정돼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 상은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UNESCAP)가 특별 후원할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의 에너지 대상 및 에너지 위너상 심사를 맡은 소비자시민모임 에너지 위원회는 녹색기기, 녹색조명 및 설비, 그린빌딩, 고효율 자동차, 에너지 절약활동 등 5개 부분에서 37개 제품 및 활동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27명의 에너지분야 전문가들이 약 1개월간 서류 검토작업에 이어 제품 및 활동 설명회, 현장 실사, 실증 시험 등을 거쳐 엄정하게 이뤄졌다.
올해의 경우 지난 4월 신청공고가 나간 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 일렉트로닉스 등 주요 가전 업체들을 비롯해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64개 기업 및 기관이 응모,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그 결과 에너지 대상 가운데 산업자원부 장관상은 LG전자의 제2세대 리니어 디오스 냉장고가, 환경부 장관상은 삼성전자의 시스템에어컨 DVM PlusⅡ가, UNESCAP 사무총장상은 울산 범서초등학교의 체험중심 교육활동을 통한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가 각각 선정됐다.
또 에너지 효율상은 쌍용자동차 렉스턴 Ⅱ, 에너지 절약상은 대우 일렉트로닉스의 클라쎄 김치 냉장고에게 돌아갔다. 이산화탄소(CO2)저감상은 HP시스템테크의 지열원 수축열식 히트펌프 시스템이, 대기전력 대상은 삼성전자의 LCD모니터가 각각 수상했다.
김창섭 심사위원장(한국산업기술대 에너지대학원 교수)은 “1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전례없이 뛰어나 지난해보다 12개가 늘어난 37개 제품 및 활동이 에너지 위너상으로 선정되는 풍성한 성과를 낳았다”며 “특히 가전제품 및 자동차 등에서 이뤄진 기술혁신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향상은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4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어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에서 ‘에너지 위너상 10주년 기념수상 제품전’도 개최된다. 제품전에서는 냉장고, 에어컨, LCDTV, 식기 세척기 등 생활가전 제품과 녹색조명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의 위너상 수상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