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여름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축제를 찾아가는 여행 계획을 세워보자. 바캉스철에 맞춰 전국의 지자체가 다양한‘피서 맞춤형’ 축제를 마련해 놓고 있다. 그 중 규모와 내용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축제를 미리 찾아간다.
# 보령머드축제 / 15~21일, 충남 보령시 및 대천해수욕장 일원
올해로 9회를 맞는 축제.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널리 알려진 ‘크게 성공한’ 축제이다. 지천으로 널린 바다 진흙을 장사 밑천으로 내세운 돈벌이 잘 되는 축제이기도 하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세계속의 머드(MUD)! 머드속의 웰빙’이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바다 진흙의 진가가 증명된 것은 1996년. 다량의 원적외선이 방출되고, 게르마늄, 벤토나이트 성분 등 피부미용에 탁원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국내 유수 연구기관에 의해 입증됐다. 대천시는 1998년 대천해수욕장과 바다 진흙을 연계한 축제를 열었고, 때맞춰 분 웰빙 열풍을 타고 매년 규모와 내용 면에서 발전했다.
사람이 가면을 쓰면 본성이 나오는 것일까. 머드로 얼굴과 몸을 감추면 내면의 야성이 폭발한다. 머드축제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흥분과 열광’이다.
대형머드탕, 머드씨름대회, 머드슬라이딩, 머드교도소, 인간마네킹, 캐릭터인형, 갯벌극기훈련체험, 갯벌스키대회 등 다양한 체험행사에는 참가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올해에는 특히, 대중음악은 물론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공연무대를 만들어 대천해수욕장 밤바다의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3541~2, www.mudfestival.or.kr
# 물의나라화천 쪽배축제 / 29일~8월 6일, 화천군 화천읍 붕어섬 일대
강원 화천(華川)은 ‘수려한 물줄기’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의 고장’이다. 옛날에는 북한강이 흘렀다. 이제는 그 물줄기가 모두 댐에 막혔고 화천은 파로호, 화천호 등 호수와 함께 하는 고장이 됐다. 땅의 크기에 비해 물의 면적이 넓고, 군사시설이 집중된 전방 지역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관광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남북 긴장 상황이 완화되고 ‘물’이 관광자원으로 둔갑하면서 갑자기 북부 관광의 거점이 됐다.
물의나라화천 쪽배축제는 화천의 자랑인 물을 전면에 내세운 축제이다. 2002년 시작해 매년 규모를 넓히고 있다. 파로호, 평화의 댐, 비수구미 등 화천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민물고기 맨손잡기, 물축구, 수중레저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하이라이트는 30일 붕어섬 수변무대에서 벌어지는 대한민국 창작쪽배 콘테스트.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쪽배를 띄우는 행사이다. 총상금 2,000만 원이 걸려있는 이 행사에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올해의 주제는 ‘무지개’. 참가신청 마감 27일. 1688-3005, www.narafestival.
# 무안 백련대축제 / 8월 11~15일,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 일원
회산 백련지는 일제 시대 마을 주민이 가꾸기 시작한 연지(蓮池)이다. 10만여 평의 저수지에 연잎이 빼곡하다. 일반적인 연이 아니라 가장 큰 종류로 꼽히는 백련이다.
어린아이가 올라가 앉아도 넉넉할 것처럼 연잎이 크다. 꽃도 크다. 큰 것은 지름이 20cm정도. 핸드볼 공만하다. 여름이 되면 꽃이 핀다. 일시에 폈다가 한꺼번에 지는 게 아니라, 계속 꽃대가 올라오고 끊임없이 꽃을 보인다. 가시연꽃, 수련 등 많은 수중생태계가 함께 한다.
연꽃은 불교의 상징. 과거 불교행사로 진행되던 무안의 연꽃제가 1997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관광축제로 바뀌었고,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초의선사 탄생 220주년 헌다례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도 의의가 있지만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듯하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무안은 서해안고속도로의 남쪽 끝지점. 호남의 섬이나 해안여행의 출발지 같은 곳이다. 지나는 길에 들러 ‘연꽃의 바다’를 구경한다면 올해 피서 여행은 이미 절반은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061)450-5319, tour.muan.go.kr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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