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킨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팀이 암컷 복제 개 2마리를 탄생시켰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문은 발표되지 않아 학계의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교수와 서울대 수의대 장구 박사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달 18일과 이 달 10일 각각 520g, 460g의 암컷 아프간하운드종 복제견을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탄생시켰다.
연구팀은 복제개의 이름을 각각 보나(Bona·축복이라는 뜻의 라틴어)와 피스(Peace·평화)라고 붙였다. 보나와 피스는 크림색 아프간하운드종 암컷 개의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한 뒤 이를 대리모 개에 착상시켜 태어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예방접종을 아직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태어난 개들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사진도 제공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네이처에 발표된 스너피는 아프간하운드종 수컷이었으며 태어난 지 3개월이 지나 공개됐다.
스너피의 경우 대리모 123마리에서 1마리가 태어난 반면 이번에는 12마리의 대리모 개에서 2마리가 탄생한 것이어서 복제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중인 또 다른 1마리도 이번 주말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장 박사는 복제 효율성이 높아진 배경에 대해 “자세한 것은 설명할 수 없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실수가 줄어들고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박사는 “논문을 내기도 전에 보나와 피스의 탄생 사실이 먼저 알려져 우리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암컷 복제견들을 1년 뒤 스너피와 자연교배해 ‘복제견 2세’출산을 시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수의대 김대용 교수와 김민규, 장구 박사는 과학기술부의 국책연구과제인 특수유용동물 복제프로젝트의 세부과제로 5월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복제개 연구를 수행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공일근 순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연구비를 지원받기 전부터 독자적으로 수행한 셈”이라며 “오늘 복제개가 태어났다는 보고를 들었으나 논문으로 먼저 검증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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