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보기술(IT) 대표주들에 대한 하반기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비록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3분기를 기점으로 가파른 'V자형' 실적 회복이 예상되고 있어 분석가들은 IT대표주의 투자비중을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
일단 IT주의 하반기 주가 향방을 가름할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초미의 관심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속적인 하향 조정을 거쳐 1조3,000억원 안팎으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
교보증권은 11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사전분석을 통해 매출 14조2,300억원, 영업이익 1조2,800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1분기 대비 1.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0.5% 줄어든 것.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는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함께 월드컵 마케팅 비용의 증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지속적인 가격하락, LCD와 통신의 부진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LCD와 휴대폰 부분의 부진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1조3,000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의 초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 맞춰졌다. 현재로서는 긍정적이다. 반도체 제품군이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계절적인 요인으로 수요증가가 예상되기 때문.
최시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가격 프리미엄이 높은 D램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올해 D램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모바일 D램과 게임기용 GDDR3 시장 점유율이 높아 D램 평균 판매가가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47%에 달해 최대 수혜 업체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도 메모리 시장의 회복과 LCD시장의 바닥 형성, 휴대폰의 마진율 개선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조9,000억원, 2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투자의견도 '매수'로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74만원으로 제시했다.
한편 리만브라더스 증권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을 너무 낙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휴대폰 부문과 낸드 플래시 재고 증가, LCD 회복 부진 등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투자의견은 '보유'로 유지했다.
이러자 IT업종에 대한 전망도 덩달아 밝아졌다. 일부에서는 완만한 회복세가 아닌 가파른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IT기업의 실적이 3분기에 V자형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비중확대' 의견을 냈다.
박영주 연구원은 "IT 주요기업의 3분기 실적이 지난 5분기 동안의 악화 추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들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2분기(1조4,100억원) 예상치보다 67.6% 증가한 2조3,7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 기업의 영업이익은 2004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를 바닥으로 2007년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IT 대형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LG필립스LCD와 하이닉스는 나란히 2.58% 상승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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