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11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 등과의 청와대 만찬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미사일 발사는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의 미사일 관련 언급이 대외적으로 공개되긴 5일 북한의 미사일 후 6일만이다.
노 대통령은 2시간 가량 진행된 만찬에서 북한 미사일 사태를 거론할 때마다 수 차례 이 말을 되풀이 했다고 우상호 우리당 대변인이 전했다.
만찬은 당지도부와 여당 의원들의 얘기를 듣기위해 마련한 자리였던 만큼 노 대통령은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의원들이 미사일 발사와 일본 각료들의 대북 선제공격 언급에 대해 우려하는 대목에선 노 대통령도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의 초기대응이 늦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에서 면밀히 준비해오고 관리해왔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신중함과 달리 의원들은 이날 ‘도발’ 등 표현을 써가며 북한을 강력히 규탄했다. 김 의장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이고 합당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도 “북한 군부강경파의 도발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북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의원들은 그러나 남북대화만큼은 “한민족의 장래를 위해 대화를 중단할 수 없다”(김 의장) 는 등 계속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노 대통령도 “남북관계는 대화로 설득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간에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국민이 불안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의원들의 발언을 모두 들은 뒤 “대통령과 당과의 인식의 공감대가 상당히 넓다는 것을 느꼈다”고 정리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의원들이 진지하게 얘기했고 대통령도 경청했다”며 “대통령은 생각중인 여러 고민을 얘기했는데 상당히 고뇌하는 모습으로 비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찬에선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함께 일본 의 선제공격 발언 등으로 빚어진 새로운 상황에 대한 우려도 폭 넓게 제기됐다. 만찬에선 국내 정치 등에 관한 발언은 전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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