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 테러 이후 미국의 지상목표가 된 테러와의 전쟁. 그 지루한 전쟁의 막전막후를 실감나게 재현한 TV 시리즈가 한여름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케이블ㆍ위성TV 종합오락채널 XTM이 12일부터 3주간 수ㆍ목요일 밤 12시에 방송하는 6부작 미니시리즈 ‘그리드’(원제 The Grid). 2004년 영국 BBC와 미국 폭스텔레비전네트워크 등이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미국 유선방송 TNT를 통해 방송돼 화제를 모았다.
‘그리드’는 아랍과 체첸의 전방위 테러에 맞선 미국과 영국 첩보기관의 활약상에 포커스를 두지만, 석유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음모를 테러의 배경으로 깔아 흥미를 돋운다. 런던 시내에서 발생한 독가스 살포사건 용의자의 은신처에서 뉴욕 지하철 지도가 발견된다든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급진파 석유재벌의 지원을 받는 알카에다 지휘관 출신 인물을 테러의 총책으로 설정하는 등 실제 사건들에서 모티프를 따 살을 붙인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눈길을 끈다.
지금 한창 벌어지고 있는 대 테러 전쟁을 다룬 만큼 제작진은 정확한 고증에 공을 들였다. 이를 위해 미 국가안보회의(NSC)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영국의 첩보기관 MI-5, MI-6의 대 테러 전문가들로부터 두루 자문을 받았으며, 아랍계 인물 역에는 현지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연기자를 발탁하고 이슬람 종교의식 교육까지 시켰다. 또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테러 과정 묘사 등 몇몇 장면에서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리드’는 전쟁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로 에미상을 수상한 미카엘 살로몬 감독이 연출했다. 에미상 수상작 TV시리즈 ‘더 프랙티스’로 잘 알려진 딜란 맥더모트가 FBI 특수요원 마이크 커너리 역으로, ‘ER’로 스타덤에 오른 줄리아나 마굴리스가 NSC 대 테러 팀장 마린 잭슨 역으로,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세오덴왕을 연기한 버나드 힐이 MI-5 대테러 대책팀장 데릭 제닝스 역으로 각각 출연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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