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ㆍ1786~1856)와 관련된 유물 등 2,750여점을 2월 경기 과천시에 기증했던 후지즈카 아키나오(藤塚明直)씨가 4일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과천문화원이 9일 밝혔다. 향년 94세. 도쿄 네리마구에서 혼자 살던 후지즈카씨는 자녀가 없어 조카딸이 5일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사 연구를 개척한 일본인 학자 후지즈카 지카시(藤塚隣ㆍ1879~1948)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를 따라 조선에 와서 서울중학교 전신인 경성공립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대에서 중국철학을 전공하고 교직에 몸담았다.
그는 아버지가 평생 수집한 청나라와 조선시대의 고서 2,500여책, 추사의 친필 등 서화류 46점 등 총 2,750여점의 소장품을 한국에 기증했다.
기증품들은 경성제대 교수를 지낸 그의 아버지가 베이징의 고서화거리인 유리창과 한국의 인사동 등을 돌며 구입한 방대한 컬렉션 중 2차대전의 참화를 견뎌낸 것들이다. 그는 또 추사 연구에 써 달라며 200만엔(2,000만원 상당)을 과천문화원에 내놓기도 했다. 한국정부는 그의 정신을 기려 5월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여했다.
김규선 추사연구회 사무국장은 "후지즈카 선생 소장품으로 (일본에) 남아있는 것은 서양책 수백 책이 있는데 이것도 한국에 기증하기로 생전에 선생이 약속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