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서부 인근 지역에서 9일 시아파 무장 조직이 위장 검문소를 세우고 수니파 주민 50여명을 살해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이는 시아파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보이는데 최근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보복 공격이 잇따르면서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와 경찰 관리들은 시아파 민병대 소속임을 밝힌 무장 괴한들이 이날 오전 10시께 수니파 점령지역 지하드 인근 서(西) 바그다드에 위장 검문소를 만든 뒤 이곳을 통과하는 수니파 주민 등 적어도 14∼15명을 살해하는 등 수니파 주민 50여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시아파 무장 조직원들이 차 4대를 차례로 세우고 승객과 행인을 붙잡아 신분증을 검사해 수니파를 나눈 뒤 이들 중 일부를 사살했다. 일부 조직원들은 수니파 주민들 집에 난입해 집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살해했다.
AFP 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 시아파 무장세력이 미군과 이라크 군이 이들을 포위, 소탕 작전을 개시하기 전까지 총격을 계속 가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 관리들은 “시아파가 수니파에 대해 보복 공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 시아파 모스크에서 차량 폭탄이 터져 시아파 2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부상했다.
BBC 방송은 “2월 사마라에 있는 시아파 모스크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 후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보복 공격이 이라크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며 “수니파는 현 정부 관리들이 시아파 무장 세력의 뒤를 봐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지금까지는 경찰복을 입고 가짜 경찰 행세를 하며 살해했다”며 “위장 검문소를 만들고 한꺼번에 이처럼 많은 사람을 공격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시아파 민병대는 이날 수니파의 보복에 대비, 타이어를 태우고 주민들의 외출을 통제한 채 서 바그다드 내 시아파 거주지역인 슐라를 봉쇄했으며 미군과 이라크군은 이번 공격의 주범을 찾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한편 이라크 치안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할 목적으로 열린 이라크 주변국 외무장관 회담은 이날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났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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