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문제의 외교적 해결 방안으로 ‘비공식 6자회담’이 급부상한 가운데 대화를 위한 남북, 북중, 미러 등 관련국들의 다각적 조율이 본격화하고 있어 이번주가 이번 사태의 연착륙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8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만난 뒤 “비공식 6자회담을 지지한다”며 “중국에서 비공식 6자회담이 열릴 경우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힐 차관보 면담 후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올 경우 그 틀 내에서 북미대화도 가능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말 비공식 6자회담을 제안했던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0일 북한을 방문, 회담 수용을 북측에 촉구할 예정이다. ‘북중 우호협력 상호 원조조약 체결 45주년 행사’에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수행하는 형식으로 방북하는 우다웨이 부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11일부터 부산에서 시작되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6자회담 문제를 집중 거론할 방침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미사일을 쏘기 전과 쏘고 난 후의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회담이 열릴 경우) 미사일과 6자회담 복귀 문제가 핵심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미사일 및 6자회담 복귀문제에 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반응을 가감 없이 북측에 전달하고 필요한 사항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북 추가 지원을 북한의 비공식 6자회담 수용 여부와 연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10일(현지시간) 뉴욕 본부에서 소집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이 제출한 제재 대북결의안 처리를 추진하는 등 국제적 대북제재도 준비하고 있다. 미일은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방침이어서 중국 및 러시아의 반응이 주목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러가 부정적이지만 미국이 집중적 설득작업을 하고 있어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공식 6자회담을 거부할 경우 경제제재 등 국제적 압력이 단계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힐 차관보는 방한 기간 중 우리측과 대북 제재 방안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힐 차관보의 중국 한국 일본 등 순방은 미국이 마련한 대응 시나리오를 관련국과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면 유엔과 미국, 관련국들의 다양한 제재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