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최소 201명을 태운 러시아 S7항공 소속 에어버스 A310 여객기가 9일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를 이탈해 높이 2m의 콘크리트벽 건물을 들이받고 1층 높이 창고와 충돌하면서 15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외국인 10여명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러시아 정부는 한국인이 탑승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사실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관계 당국에 한국인 탑승 여부를 물었지만 탑승하지 않았다고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비상대책부 관리를 인용,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을 출발한 이 여객기가 이날 오전 7시50분 이르쿠츠크 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기체 대부분이 크게 파손되고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 당시 기내에는 어린이 14명을 포함한 승객 193명과 승무원 8명이 타고 있었다. 비상대책부 대변인은 “승무원 8명 전원과 승객 등 모두 120여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며 “잔해에서 시신 120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일부 부상자는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없다”며 “이들이 실제 여객기에 타고 있었는지 아니면 지상에 있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외국인 12명이 탑승했고 이들은 독일인(3명), 중국인(3명), 폴란드인(2명), 아제르바이잔인(2명), 벨로루시인(2명)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브게니 세례브레니코프 러시아 비상대책부 차관은 “사고기에 한국인과 캐나다 인이 탑승했다는 정보가 있으며 러시아 외무부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AP통신도 항공사 대변인을 인용해, “외국인 11명이 탔으며 한국인, 독일인, 폴란드인, 중국인, 몰도바 인이다”고 전했다.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측은 “관련 당국에 문의한 결과 사고기에 한국인이 탑승하지 않았다고 통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르쿠츠크 공항은 즉시 폐쇄됐다. 이고리 레비틴 러시아연방 교통부 장관이 현장에 급파돼 구조작업과 사고 대책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은 기체 결함과 미끄러운 활주로 등이 꼽히고 있는데 비상대책부 대변인은 “여객기 내부에서 화재가 일어났을 가능성 등 기체 결함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레비틴 교통부 장관은 “이르쿠크츠에 비가 온 뒤 활주로가 미끄러운 상태에서 비행기가 착륙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사고 조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유압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전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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