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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 '쌍둥이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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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 '쌍둥이 시대' 열리나

입력
2006.07.1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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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쌍둥이 형제가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카지미에르즈 마르친키에비츠 폴란드 총리가 7일 돌연 사임함에 따라 보수 집권당 ‘법과 정의당’의 총수인 야로슬라브 카친스키(57·사진 위)가 새 총리에 오를 전망이다.

폴란드의 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레흐 카친스키(사진 아래). 야로슬라브 카친스키가 총리로 선출되면 일란성 쌍둥이인 카친스키 형제가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독식하게 된다. 쌍둥이 형제가 한 나라의 대통령과 총리를 동시에 맡는 것은 전 세계 정치판에서 처음이다.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쌍둥이 카친스키 형제는 1962년 아역배우로 함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고, 바르샤바대학 법학과에서 함께 공부했으며, 반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자유노조에 함께 몸 담았을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형제는 1989년 공산주의 붕괴 후 치러진 폴란드의 첫 자유선거에서 모두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2001년에는 보수 가톨릭계 정당인 ‘법과 정의당’을 공동으로 창립,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당이 됐다.

지난해 10월 레흐 카친스키는 ‘시민강령’을 누르고 예상 밖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시 당연히 총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야로슬라브 카친스키는 무명의 경제 전문가였던 마르친키에비츠를 총리로 내세웠는데 이는 대통령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들 형제의 동시 집권은 그리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9개월 임기 동안 부패에 맞선 마르친키에비츠 총리의 지지도가 70%에 이를 정도로 높았던데다 ‘땜질식’ 총리는 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점을 감안할 때 그의 돌연 사퇴와 지지도가 낮은 야로슬라브 카친스키의 총리 지명에 다소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했을 때 바로 야로슬라브 카친스키가 총리를 맡았어야 했다”며 “카친스키 형제가 상황을 계속 불안하게 할 것이고 앞으로 정치적인 혼란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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