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면 살인을 다시 할 것이다. 독방에 갇혀 살인을 하지 못해 우울하고 조바심이 난다.”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정모(37)씨는 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태섭)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하늘색 수의에 운동화 차림으로 법정에 선 정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담배를 피우고 싶은 것처럼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며 “피해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든 적은 전혀 없다”고 말해 방청객석을 경악케 했다. 정씨는 또“죽는 게 두렵지만 여러 사람을 죽였으니까 당연히 나는 사형 선고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씨는 젊은 여성, 여자 어린이, 남자 어린이 등의 순으로 범행 대상 순위를 정해 놓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살면서 즐거웠던 적은 없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진절머리날 정도로 안 좋은 기억만 있다”고 답한 정씨는 “사람을 죽이고 난 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환희를 느꼈다”고 진술, 마지막까지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정씨는 3월2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김모(55)씨의 단독주택에 침입, 김씨의 세 딸을 둔기로 내려쳐 이중 2명을 숨지게 하는 등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12건의 강도상해ㆍ살인을 저질러 8명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공소사실 외에도 ‘이문동 살인사건’ 등 정씨가 자백한 나머지 12건 사건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한 뒤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8월17일 오전 11시.
정민승 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