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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뷰]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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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뷰]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

입력
2006.07.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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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시 정례간부회의 주재와 함께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시 주요업무보고에 이어 조직개혁 준비 등으로 숨돌릴 틈이 없는 오 시장을 이날 서울시청 3층 집무실에서 만나 향후 시정운영 방침과 주요 사업내용을 들어보았다.

그는 자신의 공약에 대해 “자신 없는 것을 약속한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 100일 안에 4년 동안 수행해야 할 주요 사업을 분야별로 구체적 방안까지 확정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서울의 대기환경 개선과 함께 자전거 도로 확충, 한강의 기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랜드마크 설립계획 등을 언급하며 “4년 후 서울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시장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취임사에서 강조했다. 브랜드를 높이는 복안은.

“서울의 브랜드 가치는 고품격 문화도시이다. 어차피 우리나라가 무역을 해서 먹고 사는 나라다. 무역은 앞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이 아니면 경쟁력이 없다. 같은 상품이라도 파리나 런던에서는 외국인들이 2~3배의 돈을 지불하고도 상품을 산다. 이를 위해 서울을 문화도시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도시간 경쟁력에서 독특한 브랜드 가치가 없다면 낙오할 수 밖에 없다.”

-문화도시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법은.

“예를 들어 청계천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보물창고’가 됐다. 청계천을 중심으로 강북의 4개축을 따라 걸으며 서울의 독특한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여기에 문화개념을 넣어주면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서 물건을 구입해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 동대문운동장에 뉴욕 브로드웨이 같은 각종 공연을 열 계획이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 밤늦게까지 녹지공간에서 쾌적한 산책을 한 후 밀리오레, 두타 등에 들어가서 한국의 패션, 디자인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다.”

-서울의 공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 대기질 개선은 어떻게 할 것인가.

“4년 뒤에 반드시 서울의 대기질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도심에서 조깅하는 시민들이 폐에 부담을 안 느낄 정도로 해 놓을 것이다. 지금 서울에선 아침에 운동하기가 무서울 정도로 미세먼지 오염이 심하다. 이 나쁜 공기에 젖어 사는 일반 시민들은 못 느끼고 있다. 시민들을 볼 때마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지금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경유차가 매연저감장치(DPF)를 부착하는 비용의 90%를 지원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당장 이해관계가 없고 귀찮으니까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도심 진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과태료 개념인 교통환경부담금을 통해 매연저감장치(DPF)를 달지 않은 경유차에 대해 도심진입을 제한하려고 한다.”

-전임시장이 랜드마크로 추진해온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했는데.

“기왕에 추진되어 온 랜드마크라는 점에서 존중하고 싶다. 그러나 그동안 공감대 형성이 충분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그 돈 있으면 도서관이나 하다 더 지으라고 한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재검토 차원은 아니지만 6개월~1년 동안 랜드마크 자체에 대한 시민들의 동의를 구할 것이다. 노들섬도 좋지만 상암 DMC나 하늘공원 등도 괜찮을 것 같다. 오페라하우스를 ‘아트 컴플렉스’로 이름을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청 신청사를 고층으로 짓는 데 대해 문화재위원회가 반대하고 있다.

“어제부터 별관 등 시청을 둘러보고 있는데, 근무환경이 굉장히 열악해 정말 가슴이 아프다. 문화재위원회의 역사, 문화 관점도 존중하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협조해 주길 희망하고 있다. 위원회가 지적한 (덕수궁과의) 조화를 최대한 이루도록 할 것이다. 또 시청 20개층 가운데 6개층 정도를 할애해 서울의 역사 문화 산업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미겠다.”

-강남의 재건축에 대한 의견은.

“재건축을 추진할 만한 지역에 순수한 부동산의 수급이란 시장원리에 따라 재건축되는 것은 문제 없는 것 아닌가.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고 제한하면 안 된다. 부동산도 재화이고 상품이다. 공급될 수 있는 루트를 옥죄면 안 된다. 20평 살다가 30평으로 옮겨 가듯이 대체 수요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불행히도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수단은 많지 않지만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정부에) 건의도 할 생각이다.”

-서울 도심 도로가 보행자 위주로 많이 바뀌었다. 향후 활성화할 계획은 있는가.

“자전거 도로를 늘리고, 지하철과 연계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출ㆍ퇴근시간이 아닌 시간대에 지하철 전동차에 한칸 정도를 자전거를 위해 두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전철역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오르내리는데 문제는 없다. 지금은 서울 대기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는 않다. 자전거를 타도 몸에 좋고 권장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강ㆍ남북 교육격차 해소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현재 은평, 길음 뉴타운 등에 자립형사립고를 설립하는 방안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교육시설 개선도 중요하다. 강북의 냉난방, 교육기자재 등이 그 대상이다. 교사의 불균형도 문제다. 교육방송 출연하는 인기 선생님들이 강남에 몰려 있다. 순환인사가 돼야 한다.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교사를 공평하게 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교육청과 업무협조를 할 것이다.”

-시민이 시정에 참여하게 하는 ‘시민거버넌스’ 개념을 강조했는데….

“지금까지는 전문가 중심의 위원회가 짜여졌다. 물론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한다. 시정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시민이 포털 사이트인 ‘천만 상상 오아시스’에 글을 남기면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시민거버넌스 아니겠는가”

-김문수 경기지사가 상수원 수질개선의 일환으로 팔당호 준설계획을 밝힌 후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팔당호 준설은 과학적인 사실관계가 중요하다. 부작용이 없다면 시도할만하다. 원수의 수질관리를 위해 경기도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도권협의기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서울에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도입돼 수질관리에는 문제가 없다.”

-8년 재선 구상을 말했는데.

“8년 얘기를 한 것은, 4년 내에 실현할 수 있는 일이 절반 밖에는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 프로젝트는 8~10년의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시민들에게 임기 후 어떤 시장으로 남고 싶은가.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한가지의 사업으로 평가 받기보다는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개선시킨 시장으로, 생활 속에서 느끼는 행복지수를 올린 시장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정리=고성호기자 sungho@hk.co.kr사진=최종욱기자

■ 훨체어 전용칸 먼저 활용 "한강 자전거도로 활성화"

앞으로 서울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다니며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전거 타기 활성화를 위해 지하철 연계활용을 검토하도록 함에 따라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지하철 5~8호선을 맡고 있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지하철 6호선에서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도시철도공사에서는 자전거를 갖고 탈 수 있는 시간대를 평일(월~금) 출ㆍ퇴근시간대(오전7시~9시, 오후6시~8시) 외에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혼잡하지 않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모든 시간대에 개방된다. 또한 전용칸을 별도로 마련하는 대신 일단 전동차 내부에 설치돼 있는 휠체어 전용공간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전동차의 10칸 가운데 4칸에 장애인용 휠체어 공간이 마련돼 있다”며 “이르면 학생들의 방학 기간인 8월부터 시범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측은 자전거를 갖고 지하철 승강장까지 오가는 것을 돕기 위해서 장애인ㆍ노약자용 엘리베이터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개찰구도 장애인용으로 설치해놓은 여닫이 철문으로 된 비상형게이트 등을 활용하면 된다. .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메트로도 현재 운행되고 있는 199개의 전동차의 양쪽 끝 객차를 자전거 전용칸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 3년간 403억원을 들여 7인용 의자 3개를 접이식 의자로 교체해 자전거 탑승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자전거통과용 전용게이트, 엘리베이터 등의 관련설비 구축 때문에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지하철과 자전거가 연계되면 한강 자전거 도로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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