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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 우파 칼데론 사실상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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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 우파 칼데론 사실상 승리

입력
2006.07.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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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에서 집권 우파 국민행동당(PAN)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사실상 승리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재검표 결과, PAN 칼데론 후보는 99.5%의 개표 보고서 재집계가 이뤄진 6일 오전 6시50분(현지시간) 현재, 35.81%의 득표율을 기록, 35.37%를 득표한 좌파 민주혁명당(PRD) 소속 안드레스 마누엘 오브라도르 후보 보다 0.44%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오전 8시 개표 초기부터 2.5% 포인트로 앞서 나가던 오브라도르 후보의 우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가 줄다가, 20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7분(개표율 97.7%)을 기점으로 0.01%포인트로 칼데론 후보에게 뒤지며 더 이상 유지되지 못했다.

개표 결과를 뒤집은 칼데론 후보는 얼마 뒤 곧바로 1%포인트 넘게 차를 벌렸다가 표차가 줄어들었지만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선관위는 “최종 재집계가 이뤄진 뒤 공식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특히 “개표 보고서가 투표소별 집계 상황을 공정하게 반영하고 있는 만큼 투표지 자체에 대한 재검표는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엎치락 뒤치락 하는 선거 결과에 대해 대다수 국민과 전문가들은 “나라를 위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선관위가 이 혼란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멕시코 민주주의 미래가 달렸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번 주말쯤 나올 것으로 보이는 공식 집계 결과에서 패배한 후보는 즉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이의가 있는 후보는 공식 집계 결과가 발표 후 4일 안에 선거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당장 오브라도르 후보는 “승리를 도둑맞았다”며 소송 제기 의사를 밝혔다.

선거재판소는 9월 6일까지 선관위 공식 집계가 옳은 지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승자가 확정되기까지 앞으로 두 달 가까이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좌파 진영 강경파는 “선거재판소도 믿을 수 없다”며 대규모 시위에 나서는 동시에 국제기구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예비 집계에 이어 공식 집계도 두 후보 사이 차이가 1% 포인트 안팎에 불과하자 공식 결과 발표를 미룬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한 현재 대선 시스템에서 중앙선관위가 ‘공식 집계’까지 간 것 자체가 처음이다.

멕시코 대선 개표 과정은 잠정집계-표본집계-공식집계 3단계다. 우선 선거 당일 전국 13만555개 투표소에서 사전에 무작위로 뽑힌 91만 여명이 개표한다. 이후 후보자 득표 현황 보고서를 만들어 봉인한 투표함과 함께 300개 선거관리사무소로 보내고 전산망을 통해 중앙선관위에 비공식 집계 결과를 알린다. 중앙선관위는 이 비공식 집계를 바탕으로 예비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와 별도로 중앙선관위는 전체 투표소 중 표본 7,281곳을 뽑아 선관위 직원을 통해 개표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집계한다. 중앙선관위는 개표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예비 결과만 가지고 당선자를 확정, 발표한다. 앞선 94년, 2000년 2차례 대선에서는 이것 만으로도 두 후보간 격차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당선자가 금방 나왔고 특별한 이의 제기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투표 전부터 두 유력 후보 사이의 지지율 차이가 근소한데다 예비 결과도 1% 내외의 박빙 승부였기 때문에 결국 공식 집계까지 이르렀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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