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산업의 발전세가 무섭다. 사교육의 확산과 노령화에 따른 평생교육 인식 변화 등으로 교육 수요가 크게 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리막길과 관계가 없는 분야는 교육 산업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단적인 사례는 교육산업을 대표하는 학원 수다. 2001년 6만4,870개 수준이었던 전국 학원 수는 2005년말 현재 8만여개로 늘었다.
특히 영어 등 일부 과목 학원 시장은 프랜차이즈를 통한 대형화가 추진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인터넷이 확대되고 온라인 교육(이러닝)이 구축됨으로써 이를 이용한 수익원 개발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방과 후 학교 확대를 선언한 이후 이와 관련한 산업의 급팽창도 예상된다.
학습지 시장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내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 성장성은 매우 좋다. 학습지 시장 대상은 초등학생에서 유아로, 과목별로는 수학 중심에서 영어로 영역이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일부 업체에서는 영어 수학 외의 다른 과목에도 이미 눈을 돌린 상태이다.
대학입시 시장 영역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중학교 2년생이 적용되는 2008학년도 대입시가 내신 위주의 전형으로 바뀜에 따라 보습 학원은 물론 온라인 강의 산업 등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중 사교육비 지출액은 8조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에서 차지하는 교육비 지출액 중 사교육비 비중은 무려 40% 수준이다. 2000년 28%, 2001년 31%, 2002년 32%, 2003년 34%, 2004년 35% 등으로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유학이나 연수 등 해외교육비 30억달러(3조원)와 가족 생활비까지 합칠 경우 전체 사교육비는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서도 2003년 기준 우리나라 총 사교육비는 13조6,000억원으로 나타난 바 있어 국내 교육산업은 엄청난 시장 규모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너도나도 교육산업에 뛰어들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과잉ㆍ과다 경쟁 현상도 벌어지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교육산업 방향에 대한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교육산업은 시대의 흐름과 교육수요자 욕구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급함으로써 공교육 보완재 역할을 하는데서 출발해야 건전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 정부가 사교육을 ‘그들만의 산업’으로 여기는 한 교육산업 발전은커녕 공교육을 망치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아주대 경영학과 박호환 교수는 “공교육과 사교육이 ‘적’이 아닌 양쪽을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교육산업 자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스터디도 이루어질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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