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브라질도, 이변도 아니었다.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징크스가 강팀들과 스타들을 힘없이 쓰러뜨리며 위력을 발휘했다. 최강의 실력을 갖춘 브라질도 '2회 연속 우승 불가 징크스'를 깰 수 없었고, 개최국 독일은 '펠레의 저주'와 '이탈리아 공포증' 앞에서 엔진을 끄고 우승문턱에서 좌절했다.
▦ 개최대륙 우승
이번에도 역시 월드컵을 개최하는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온다.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8강전에서 모조리 탈락하며 유럽의 안방잔치가 됐다.
▦ 개최국 개막전 무패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은 첫 경기에서 12승4무를 기록해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94년 미국도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승리를 따냈고, 한국도 2002년 월드컵에서 월드컵 첫 승을 따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독일이 코스타리카를 4대2로 대파하며 역사를 이어갔다.
▦ 골대 징크스
월드컵과 같은 큰 경기에서 골대를 맞히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2002년 월드컵에서 프랑스는 조별예선서 5번 골대를 맞혔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독일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이 일본과의 경기에서 골대를 맞히고도 4대1의 대승을 거뒀고, 이탈리아도 독일과의 4강전에서 2번 골대를 맞추고 2골을 넣어 이겼다.
▦ 펠레의 저주
‘축구황제 펠레의 입방아에 오르면 우승은 물 건너 간다’는 말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당초 이변의 주인공이 되리라고 예측했던 스페인과 네덜란드, 한국은 4강에 들어가지 못했고, 독일의 승리도 4강전 패배로 끝났다.
▦전대회 우승과 4강 징크스
전 대회에 우승하면 다음 월드컵에서는 우승은 꿈꾸지 말라는 징크스와 4강팀 중 한 팀은 다음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저주는 이번에도 풀리지 않았다. 34년과 38년 월드컵에서 서의 이탈리아 이후 한번도 연속 우승을 한 팀이 없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독일은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대회 3위 팀인 터키가 월드컵에 아예 참가하지 못해 4강 징크스도 그대로 이어갔다.
▦잉글랜드의 3대 징크스
월드컵에서 스웨덴만 만나면 꼬리를 내렸고, 승부차기에서는 여지없이 졌다. 게다가 상대가 스콜라리 감독이라면 승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지난 38년간 스웨덴전 4무7패의 절대열세를 보였고, 이번대회에서도 종료직전 동점골을 얻어맞아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부차기에서도 90년(서독전)과 98년(아르헨티나전) 고배를 마신 잉글랜드는 이번에는 포르투갈에 덜미를 잡혔다. 이 경기에서 지면서 스콜라리 감독에게 2002년 월드컵 브라질전, 유로 2006 포르투갈전에 이어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스페인 월드컵 징크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럽징크스
무적함대로 불리며 세계 축구계의 강자로 군림해온 스페인이지만 월드컵 우승은커녕 50년 이후 단 한번도 4강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팀이다. 큰 경기에서 유난히 작아졌던 스페인은 이번대회 예선에서 가장 무서운 팀으로 떠올랐지만 16강전에서 프랑스에 덜미를 잡혔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우크라이나와 스페인에 연패하며 유럽팀 상대 9전 전패를 당했다.
▦이탈리아 삼세번 징크스
지난 70년 멕시코대회 이후 12년마다 결승에 오르며 우승과 준우승을 번갈아가며 했다. 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우승했고, 94월드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2년 뒤인 이번에 개최국 독일을 깨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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